이 기사는 2015년 10월 16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상장사 플렉스컴의 하경태 대표가 개인 투자자에게 보유 주식 대부분을 담보로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계약 기간이 한 달로 짧은데다 주가 하락에 따른 담보권 실행 후 최대주주 변경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경태 플렉스컴 대표는 보유 주식의 97.22%(233만 9300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총 대출금은 38억 5000만 원이다.

하 대표는 지난 2월과 8월말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에서 일부 대출을 했다. 각각 70만 700주와 10만 주씩 담보로 잡혔다.

문제는 개인투자자에게 담보로 잡힌 주식이다. 하 대표는 보유 주식의 64%에 해당하는 153만 8600주를 김정곤씨에게 담보로 설정하고 대출했다. 담보설정금액은 22억 원이고, 담보제공기간은 다음 달 5일까지다.

하 대표가 다음달 5일까지 김씨에게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만기 이전에 플렉스컴 주식이 폭락해 담보설정비율을 맞추지 못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김씨가 담보권을 실행해 주식 소유가 김씨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위험을 투자자에게 예고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된 공시 규정을 지난 달부터 바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코스닥공시규정이 일부 개정됐다"며 "담보권이 실행됐을 경우 최대주주가 바뀔만한 주식수로 담보계약을 맺으면 이에 대한 공시를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당초 하 대표는 작년 2월 신한금융투자에서 주식담보대출을 했다. 조달한 자금으로 하 대표는 플렉스컴 주식을 매입해 지분을 늘렸다. 기존 12.49%의 지분율을 17.56%까지 끌어올렸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대출할 당시 플렉스컴의 주가는 1만 원대였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에서 하 대표는 약 100억 원을 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대표가 대출한 이후 플렉스컴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플렉스컴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영향이 크다. 주가는 지난 8월 24일 장중 198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13년 2월 주당 2만 4000원이었던 주가가 10분의 1토막 난 것이다.

하 대표는 담보비율을 계속 맞춰야 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만기 연장 신청도 지속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도 더이상 플레스컴의 주가 상황이나 하 대표의 상환 능력을 눈 감아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 대표의 만기 연장 신청을 받아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지난 9월말 신한금융투자와 담보대출계약이 만료됐다.

하 대표는 김정곤씨에게 대출한 돈으로 신한금융투자에 남은 대출금을 모두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하 대표와 어떤 관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플렉스컴 관계자도 "김정곤씨와 하 대표의 관계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개인자금 용도의 대출이라 회사에서도 알 수 없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