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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證 못판 현대상선, 유동성리스크 부각 상반기 현금자산 2000억 그쳐...내년 신속인수제 활용 가능성 불확실

민경문 기자공개 2015-10-23 09:55:15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0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대상선의 유동성 마련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당초 기대했던 2500억 원의 현금 유입도 날라가면서 기존 차입금 상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올해 말까지는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산업은행 지원 등으로 숨통을 이어가겠지만 당장 내년에 1조 원의 차입금 만기가 예정돼 있어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오릭스PE는 지난 19일 현대증권 인수를 최종 철회했다. 이종철 오릭스PE 대표가 직접 일본을 방문, '주식 인수거래 종결 마감 시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본사를 설득할 계획이었으나, 오릭스 경영진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지분 22.43%를 보유한 현대상선은 이번 거래를 통해 2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매각 금액은 6500억 원이지만 2000억 원은 산업은행 대출 상환에, 2000억 원은 현대상선이 후순위로 다시 출자하는 구조였다.

현금 유입에 제동이 걸리면서 현대상선의 기존 차입금 상환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말(개별 기준) 현대상선의 총차입금은 4조 7406억 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회사채 3716억 원, 장기 기업어음(CP) 2000억 원, 단기차입 3054억 원, 금융리스부채 1240억 원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장기 CP를 상환했고 신속인수제를 활용해 회사채 만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산업은행은 2000억 원 규모의 대출 만기를 현대증권 최종 매각 이후로 연장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증권 M&A가 무산됐고 해외터미널과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 역시 계속 지연되고 있어 자금운용이 녹록치 않게 됐다는 지적이다. 현대상선의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000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내년 만기도래 차입금을 고려하면 상황은 좀 더 심각해진다. 현대상선은 2016년 5424억 원의 회사채, 3000억 금융리스부채 등 총 1조 원 규모의 부채를 갚아야 한다. 금융당국이 내년에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상황이 급변한 현대상선을 도와줄 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현대상선 만기 회사채의 상당수는 2014년까지 발행된 물량의 재차환 성격이기 때문에 명목상 신속인수제 신청은 가능하다"며 "하지만 채권단 심사 과정에서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최근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메자닌(mezzanine) 조달 방안과 영구채 발행도 검토해야 하지만 재무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자를 모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자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현재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중인 상황에서 현대상선이 실적만 가지고 차입금을 갚기는 버거워 보인다"며 "현대증권 매각의 경우 이미 한 차례 딜이 무산된데다 대우증권 매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딜 성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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