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Q, LS전선아시아 투자 나선 배경은 현지 시장점유율 1위, AIIB 투자 확대로 고성장 '기대'
김경태 기자공개 2015-11-04 09:33: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3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인 H&Q코리아가 전선업 투자에 나섰다. 국내 대부분의 전선업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전방산업 침체로 매출과 이익 감소를 경험하고 있어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3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H&Q코리아는 케이에이치큐제삼호 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LS전선아시아 주식 295만 주(19.62%)를 인수한다. 1주당 1만 7584원이 책정됐고 총 금액은 519억 9998만 원이다. 이번 거래로 LS전선의 지분율은 80.38%로 감소하게 됐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H&Q코리아를 통한 자금 조달은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에 해당한다"면서 "조달한 자금이 이번 달 20일 납입되면 중국 등 해외 출자사 설비 투자와 재무 건전성 확보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전선업계는 △LS전선 △대한전선 △일진전기 △가온전선 4사가 주도하고 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전방산업인 건설업과 조선업 등이 침체되면서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H&Q의 LS전선아시아 투자 배경이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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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아시아는 지난 5월 15일 LS전선이 베트남법인을 국내 증시에 상장시키기 위해 자본금 1000만 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그 후 LS전선은 베트남 하이퐁법인(LS-VINA Cable & System Joint Stock Co.)과 동나이법인(LS Cable & System Vietnam Co., Ltd.) 지분을 LS전선아시아에 현물출자했다. 이를 통해 LS전선은 LS전선아시아의 기명식보통주를 총 1502만 주(100%) 보유하면서 상장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처럼 LS전선이 상장 작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베트남 법인이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996년 설립된 하이퐁법인과 2006년에 설립된 호치민법인은 베트남이 경제성장을 이루자 덩달아 좋은 실적을 거뒀다. 현재 베트남 법인은 시장점유율 30%로 현지 전선업체 중 1위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4000억 원에 육박했고, 흑자를 기록했다.
동남아 개발도상국은 전력과 통신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베트남법인은 최근 미얀마 전력청으로부터 1300만 달러(약 150억 원) 규모의 송전케이블을 수주하는 등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어, 올해는 매출 48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지시장에서 LS전선을 대적할 마땅한 경쟁사가 없다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한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프랑스 넥상스(Nexans)와 이탈리아 프리스미안(Prysmian) 등 유럽의 글로벌업체들은 과거 물류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동남아 지역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S전선 베트남법인이 확고하게 현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시장지배력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H&Q코리아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출범으로 동남아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발이 본격화되면 베트남법인이 고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얀마 케이블시장은 2013년 2억 4000만 달러에서 2020년 4억 8000만 달러로 20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과정에서 LS전선 베트남법인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LS전선아시아 상장과 관련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LS전선아시아가 지난 9월 7일 한국거래소에서 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와 대표 주관계약을 체결할 때 최경수 이사장이 직접 참석하며 행사에 힘을 실었다.
LS전선아시아가 상장되면 2011년 도입된 외국기업지배지주회사(국내 특수목적회사·SPC방식) 제도를 이용해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이 상장하는 최초 사례이기 때문에 거래소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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