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지원펀드 역할 갈수록 중요해질 것" 구본용 에버베스트 대표-서형준 유진자산운용 PEF 본부장 대행
이명관 기자공개 2015-11-12 09:03:47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계기업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870여 개의 회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올해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재기지원 펀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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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자산운용-에버베스트 컨소시엄은 성장사다리 사무국의 선택을 받은 세 번째 재기지원 펀드 위탁 운용사다. 최근 1400억 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고 투자할 채비를 마쳤다.
앞서 운용사로 선정된 케이스톤-SG PE(650억 원)와 나우IB캐피탈(500억 원)과 비교하면 큰 규모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펀드레이징이 목표금액(1000억 원)을 초과달성하는 등 수월하게 이뤄진 점은 그만큼 유진-에버베스트 컨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유진자산운용과 에버베스트는 한계기업을 다루는 딜에 일가견이 있는 하우스들이다. 유진자산운용은 다년간의 부실채권(NPL) 시장에 몸담고 있다.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에버베스트 역시 기업구조조정 분야에서 성과를 내왔다. 에버베스트를 이끌고 있는 구본용 대표는 KTB네트웍스 시절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통해 투자경험이 풍부한 이 분야 전문가다. KTB투자증권을 나와 에버베스트로 독립해 시장에 돌아왔을 때도 NPL 펀드를 들고 나타났다.
◇ "10~20%는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재기지원 펀드의 투자처는 늘어난다. 그렇다면 유진-에버베스트 컨소는 어떤 회생회사들에게 투자할까.
유진-에버베스트 컨소가 관심을 두는 회사는 일시적인 사건으로 유동성이 바닥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이다. 예를 들면 △KIKO 사태 △과도한 시설투자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이 기존 사업은 잘 이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제때에 재무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구 대표는 "법정관리 회사들 중에 적어도 10~20%는 여전히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며 "이런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들이 재무적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법원의 관리를 받는 회사는 신용거래가 불가능하다. 오로지 현금 거래만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자금조달 창구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서 본부장은 "M&A, NPL, DIP Financing(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선제적인 자금 지원을 하는 게 재기지원펀드의 설립 취지"라며 "회생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발굴해 설립 목적에 걸맞은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차별화된 '프로그레시브 인베스트 모델'
유진-에버베스트 컨소가 제시한 투자 모델은 '프로그레시브 인베스트'다. 한 번에 모든 투자를 하지 않고, 기간을 두고 여러 번에 걸쳐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안정장치를 두고 투자를 하겠다는 의도다.
바이아웃(buy-out) 투자와 지분투자 등이 실패하는 주된 요인으로 짧은 의사결정 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실사를 거쳐 투자를 집행할 경우 회사에 대한 부실이 정확히 파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영업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한 번에 자금이 회사로 유입될 경우 관리가 안되고 방만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유진-에버베스트 컨소는 기존의 강점이 있는 NPL 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법정관리 회사들의 NPL을 매입한다. 채권자로서 회사를 살펴볼 시간을 충분히 갖기 위함이다. 이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회사라고 판단되면 추가 투자를 하는 순서다.
저렴한 가격에 인수한 부실채권을 비싼 가격에 다시 팔거나 경매를 통해 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기존 NPL 투자와는 조금 다른 접근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 유진자산운용과 에버베스트의 '인연'
유진자산운용과 에버베스트가 손을 잡게 된 배경에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있었던 게 아니다. 서로의 니즈(needs)가 맞아 떨어지면서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됐다.
유진자산운용은 1차 재기지원펀드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이미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펀드를 구상 중이었다. NPL 투자를 하면서 중소기업 시장에서 좋은 투자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성장사다리 사무국에서 정책적으로 재기지원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1차 때에는 준비가 미비해 뷰티콘테스트에 참가하지는 않고, 2차 운용사 선정을 준비했다.
유진자산운용은 단독으로 콘테스트 참여를 준비하던 중 컨소시엄을 맺을 파트너를 찾았다. 법정관리 회사에 대한 이해는 높았지만 정통 PEF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옥의 티였다. 이때 구 대표가 직접 유진자산운용을 찾았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신설 PEF 운용사가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진자산운용과 에버베스트는 서로가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다는 판단 컨소시엄을 맺게 됐다. 유진자산운용은 수년간 NPL 투자를 해오면서 재기지원 분야에 대한 네트워크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어 투자 회사 발굴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에버베스트는 정통 PEF 운용사로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 경험이 많다. 더불어 투자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킨 경험도 가지고 있다.
서로의 강점이 명확하다 보니 각자가 보유한 네트워크도 다르다. 그만큼 서로 보완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유진-에버베스트 컨소는 투자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펀드 등록을 추진하면서 이미 자동차용 와이퍼 제조사 ADM21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현재 6~7곳가량의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투자가 구체화될 예정이다"라고 뀌뜸했다.
◆ 구본용 에버베스트 대표이사 주요 약력
△ 고려대 경영학과
△ 대한민국 산업포장 수상
△ 아세아종합금융(1983~1987)
△ KTB투자증권 부사장, KTB네트웍스 상무 등 KTB그룹에서 25년 근무(1987~2012)
△ 주요투자기업: 코리아PTG, 세화폴리텍, 팬택, SKM, 전진중공업
△ PEF, 기업구조조정, 투자관련 30년 경험
◆ 서형준 유진자산운용 본부장(대행) 주요 약력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 유진자산운용 PEF 본부(2012~2015)
△ PEF 재기지원펀드 핵심운용인력
△ 지분투자 및 NPL Special 채권 투자 담당
△ 삼일회계법인 Deal Business(2003~2012)
△ M&A 및 기업구조조정 업무, 법정관리 및 워크아웃기업 경영정상화 자문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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