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한번에 '해운사' 독감 걸리게 한 '서별관회의'는? 부총리 등 고위급 회의체…최경환, 기업 구조조정 적극적 개입 시사
한희연 기자공개 2015-11-10 10:48:4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9일 16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업 등 위험업종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의지가 전해지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합병 또는 매각 방안을 구조조정 차관회의 안건으로 상정한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 난무하면서, 기업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결정하게 될 상위회의체인 '서별관회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해운 등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에 대한 구조 개편안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연내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서별관회의는 정부부처 중 금융과 경제정책에 대한 긴급 현안을 논의하는 비공개 경제금융점검회의다. 청와대 서쪽 영빈관 옆 건물에서 하기 때문에 이 같은 별칭이 붙여졌다. 회의의 참석자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으로, 회의주재자는 부총리다.
시초는 지난 1997년 김영삼 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공식화된 것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때로, 매주 화요일 개최됐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첫 서별관회의는 지난 2013년 4월 열렸다. 현 정부부터는 주 1회가 아닌 부정기적으로 회의가 열힌다. 참석자 또한 이슈에 따라 늘거나 주는 등 유동적이다.
서별관회의는 당면한 경제·금융 주요 사안을 회의 안건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단연 기업구조조정이 주된 논의 내용이다. 서별관회의의 결정은 사실상 해당 이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4조 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마련했지만, 지난달 말 열린 서별관회의에서 이를 무산시켰던 예가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 서별관회의 주재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업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채권단의 자율결정에 맡기니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으면 서로 책임회피만 하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 부총리는 금융위원장 중심으로 만든 기업 구조조정 관련 범 정부간 협의체(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언급하며 "협의체에서 간추리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경우 서별관회의 쪽으로 가져와 속도를 높이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시사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정부주도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나 법률적 근거가 없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고, 정부 입장에서는 결국은 채권은행들 결정을 어떤 방향으로 잘 조율하느냐가 포인트"라며 "서별관회의는 주로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해 고위직들이 참석해 논의하는 만큼, 사실상 중요한 경제정책 등은 그곳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무소불위의 권위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한 '구조조정위원회'의 전례를 따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온다. 최근 한진해운 및 현대상선 합병안이 정부 관계자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들 해운사는 관련 사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한 관계자는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조조정 관련 컨트롤타워 관계자들의 기침 한번에 기업들이 독감에 걸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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