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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피말린 '정부 기업구조조정 실무회의'란? 박근혜 정부 '구조조정 컨트롤타워'..90년대말 '구조조정위원회' 따라할 지 주목

윤동희 기자공개 2015-11-10 10:48:34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9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조선업 등 장기간 취약산업으로 지목돼온 업종 소속 기업이 각종 합병과 구조조정 뉴스에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이후부터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기를 꺼리는 분위기 탓에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위원회 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낼지는 미지수인 가운데 이런 '실무회의'가 과연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고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 금융권 및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구조조정 컨트롤타워의 정확한 명칭은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다. 금융위가 주축이 돼 기재부와 산업부 등 취약산업의 주무부서가 소집의 대상이 됐다. 참여 대상은 각 부처의 차관급 인사다. 지난달 13일 금융위가 컨트롤타워 구성 계획을 대외에 알린 이후 현재까지 차관급 회의는 한번 개최됐다. 이때 열린 회의는 특별한 안건을 논의하기 위함이기보다는 킥오프의 성격이 강했다.

이후 금융위는 실무진 논의 차원에서 사무처장 주재로 각 주무부서의 국장급 회의를 3~4차례 열었다. 당초 계획은 격주에 한번씩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었지만 정기적으로 모이는 것보다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모이는 형태를 따랐다.

이 실무 협의체는 기간산업 등 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 방향뿐 아니라 국내외 산업동향과 산업, 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기업부채가 국내 주요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효과도 분석 중이다. 산업별 구조조정과 관련해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 부여 받은 셈이다.

컨트롤타워라고 하지만 외환위기 당시 이헌재 전 장관이 주축이 돼 산업재편의 역할을 맡았던 기업구조조정위원회과는 성격이 다르다. 방향은 같이 고민하지만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내고 실무에 나서는 것은 채권은행이어야 한다는 게 이번 협의체 운영의 기조다.

금융위 관계자는 "(협의체는) 우려업종에 대한 기본적인 전망이나 스탠스를 정리하는 것"이라며 "향후에 채권단이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여신 구조조정을 하는데 좋은 참고자료를 만들어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구조조정위원회는 세게 (구조조정을) 한 것인데 이번(협의체는)은 업종 전체를 보는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은행들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는 내달 말 종료된다. 평가 내용을 토대로 내년부터 구조조정을 추진하는데 이 작업을 채권단의 결정에 맡기되 그 과정에서 '공식적으로는 강제력 없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임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도 여러 차례 협의체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직접 산업 재편 방향을 설명하기 보다는 유암코의 기업 구조조정 본부나 여신심사 선진화TF를 통해 결과물을 내는 것에 주력했다. 기간산업이나 대기업그룹은 고용과 협력업체, 지역경제 등 대외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내 협의체를 통해 구조조정 방향을 협의하고 채권은행의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강제 합병설이 불거진 것을 두고 금융위가 공식 부인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차원이다. 후선에서 가이드를 제공하는 소극적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만큼,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없다는 비판과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없었기 때문에 당국이 합병을 강제 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논의체인 만큼 가능성이 100가지가 있다면 100가지에 대해 모두 얘기하기 때문에 해당 내용(합병 등)에 대해 논의를 안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 하나의 가능성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데, 그 내용을 진지하게 생각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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