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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콘텐츠펀드, 지원자 없는 이유는 中 콘텐츠 인정 안 돼, 유인 사라져...펀드운용도 까다로워

양정우 기자공개 2015-11-16 08:34:48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2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의 '한중 문화산업 공동발전펀드(한중콘텐츠펀드)' 출자사업 막이 올랐지만 벤처캐피탈의 관심은 예상보다 냉랭하다. 이달 초 첫 번째 출자제안서 마감일까지 지원에 나선 회사가 없을 정도다.

업계는 당초 한중콘텐츠펀드 운용시 기대됐던 이점이 사라진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과 중국 양국이 2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논의할 때는 펀드가 투자한 영화나 방송드라마, 게임 등을 중국에서 자국 콘텐츠로 인정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중국은 외국 자본이 투자한 문화콘텐츠를 수입할 경우 여러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벤처캐피탈의 이목이 쏠렸다.

중국이 자국 문화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는 엄격한 편이다. 영화는 외국영화 수입쿼터제도를 갖추고 있다. 분장제 영화는 연 34편(영화배급을 위탁해 흥행수익을 제작·배급·상영 주체가 나누어 갖는 방식), 매단제 영화는 연 30편(흥행 수익을 비롯한 일체의 배급권을 파는 방식)으로 제한돼 있다. 방송드라마의 경우 사전심사제가 까다로운 장벽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전편을 사전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 간 영화공동제작협정을 체결하면서 외국영화 수입쿼터제도를 비껴갈 길이 생겼지만 협정에 따른 공동제작영화로 인정받기가 역시 까다롭다"며 "때문에 한중콘텐츠펀드를 기다려온 벤처캐피탈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현지 규제 완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적극적으로 펀드 결성을 추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달리 중국 정부가 내부에서 협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던 문체부는 이미 편성된 예산을 토대로 홀로 500억 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중국 측의 자국 콘텐츠 인정이라는 기대는 사라진 셈이다. 문체부의 선택은 불가피했지만 벤처캐피탈에는 펀드 운용에 나설 유인이 없어졌다.

문체부는 아직 본래 콘셉트의 한중콘텐츠펀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한국측 펀드 결성과는 별개로 협의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중콘텐츠펀드 합동 태스크포스팀(TFT)을 유지하며 계획대로 중국과 함께 2000억 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하겠다는 각오다.

문체부 내부에선 이번 흥행몰이에 실패한 출자사업을 위해서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펀드 운용 요건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벤처투자는 한중콘텐츠펀드의 지원 요건으로 중국 자본의 유한책임출자자(LP) 참여를 명시했다. 주목적 투자처(중국진출 문화콘텐츠 프로젝트 및 기업)에 펀드 결성액의 80%를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한중콘텐츠펀드에 대한 출자제안서를 내달 7일까지 다시 접수받을 계획이다. 지난 10월 수시 출자사업으로 공고됐기에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월 선정 작업이 반복된다. 지원한 하우스가 있을 경우 내달 말까지 GP 선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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