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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우려한 대한항공, 영구채 승부수 통할까 부채비율 제고로 재무구조 개선 기대

민경문 기자공개 2015-11-18 08:38:01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6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3억 달러 규모 영구채 발행을 둘러싸고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자금조달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증자 카드를 이미 써버린데다 회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퇴출기업(좀비기업) 기준까지 마련한 만큼 자본확충을 통한 부채비율 감축이 절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수출입은행이 신용보강에 나섰다는 점은 투자자 모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상증자·회사채·ABS 등 조달카드 모두 소진

대한항공은 오는 30일 3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전액 공모 형태로 발행되며 30년 만기에 3년 콜옵션(조기상환요청) 조항이 포함돼 있다. 주관사는 BNP파리바가 단독으로 맡았다. 대한항공의 영구채 발행은 2013년 2100억 원어치가 마지막이었다.

대한항공으로선 사실상 영구채가 마지막 조달 대안이나 다름없다. 이미 1분기에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다 8월 발행한 2000억 원어치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1500억 원이 미달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나마 9000억 원 규모의 에쓰오일 지분 매각 대금이 유입되면서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최근 실적 추이를 고려할 때 대한항공의 향후 회사채 흥행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유가 하락 덕에 올해 1분기 소폭의 실적 반등을 이뤄냈지만 2분기 메르스 발병과 환율 상승 등의 외생 변수에 발목이 잡히면서 또다시 순손실(1692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적자는 3022억 원에 이르고 있다.

장래매출채권 활용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에서 ABS발행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작년 9000억 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던 대한항공은 1분기에도 ABS를 통해 6000억 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대한항공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지면서 ABS신용도 역시 약화된 상황이다.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한계기업 우려...영구채로 부채비율 제고해야

최근 은행권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퇴출기준을 바탕으로 좀비기업 분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영구채 선택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부채비율 100% 이상이면서 여신액 500억원 이상인 주채무계열 가운데 △최근 3년중 2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최근 3년중 2년 연속 마이너스(-) 영업현금흐름을 보인 곳 등이 퇴출기준으로 마련됐다

대한항공 역시 3년째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를 밑돌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846.7%에 이르고 있다. 영구채를 발행할 경우 회계상 100%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영구채를 자본으로 100%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부채비율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연말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는 85억 엔의 엔화표시 채권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도래할 회사채 만기는 5000억 원이 넘는다. 회사채 차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영구채 발행으로 재무여력을 최대한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해외 영구채의 보증기관으로 수출입은행이 참여한 점은 투자자 모집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한항공이 신용등급이 BBB+지만 무디스가 영구채 등급을 수출입은행과 같은 Aa3로 평정한 이유다. 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이 지난 7월 1억 5000만 달러 사모채를 발행할 때도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올 들어 500억 원어치의 한진해운 영구교환사채(EB)를 사들인 수출입은행으로서는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재무여력 제고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 영구EB의 경우 대한항공이 상환자금 부족분에 대해 차액 정산해 주는 구조로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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