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달러ELS펀드 '승승장구' 출시 6개월만에 1500억 돌파…조기상환율 98% 고객만족도 높아
박상희 기자공개 2015-11-19 16:04:29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7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달러 ELS펀드가 출시 6개월 만에 가입 금액 1억 5000만 달러(약 1750억 원)를 돌파했다. 강 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달러로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17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판매한 달러 ELS 가입금액이 지난 13일 기준 1억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8월 초 1억 달러를 돌파한 후 3개월 만에 5000억 달러 가량이 추가로 판매됐다. 외환은행은 최근까지 약 90종의 달러 ELS 펀드를 판매했는데, 가입고객수만 1700여명에 달한다.
◇ 출시 6개월만에 1700억 돌파..은행권 달러 베이스 상품으로는 이례적 '흥행'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1500억 원 이라는 규모가 원화 금융상품으로는 많이 팔린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달러 ELS펀드가 달러 베이스 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얻은 것"이라며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를 제외하면 달러로 투자하는 상품 중에 이 정도 규모로 팔린 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달러 ELS펀드를 판매하는 곳은 은행권 가운데서는 KEB하나은행이 유일하고, 증권사 가운데서는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3곳에 불과하다. 대신과 신한의 경우 하나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판매를 개시했지만 판매 규모는 소액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이 달러 ELS펀드 강자로 거듭나게 된 데는 합병 이전의 구 외환은행이 외환 관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은행이었다는 것이 도움이 됐다. 달러로 직접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결제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를 갖춘 시중은행은 현재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2곳뿐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시스템은 갖춰졌지만 외화정기예금 비중이 높지 않아 달러 상품에 대한 수요층이 두텁지 않다.
지난 3월 말 기준 8개 시중은행의 외화 정기예금 규모는 약 383억 달러인데, 이 중 외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31%(121억 달러)로 가장 높다. 여기에 통합 이전 하나은행의 외화 예금 규모까지 합하면 비중이 40.3%(155억 달러)에 달한다. 상품을 설계할 때부터 달러 ELS펀드의 타깃 수요층을 외화를 장기로 보유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외환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통합 하나은행이 고액자산가 재외동포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가 됐다. 해외에 거주하면서 강 달러에 베팅하는 고액자산가들 중 일부는 한꺼번에 1000만 달러(약 115억 원)를 투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ELS가 조기상환을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3년 만기의 구조화 상품이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환매를 할 수 없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면서 "달러 ELS펀드는 외화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 등 달러를 장기로 보유할 투자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 하나은행 PB와 시너지 효과... 조기상환율 98%, 고객만족도 높아
지난 9월 단행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합병도 달러 ELS펀드 판매에 시너지 효과가 됐다. 기존 하나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이 강 달러 기조에 발맞춰 통화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면서 고객들에게 달러 ELS펀드를 추천한 것이다.
달러 ELS펀드에 가입한 고객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이 처음 출시된 4월에 가입한 고객의 경우 6개월이 지난 대부분 조기상환(98%)에 나섰다. 대부분 연 4%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했는데 조기상환을 통해 2%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외화 정기예금의 1년 금리가 0.7% 가량인 데, 달러 ELS펀드가 6개월 만에 2%의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투자자 만족도가 높은 수준"이라면서 "조기상환한 고객 대부분이 다시 이 상품에 재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상품을 출시할 때 홍콩항셍(HSCEI)지수를 제외하고, S&P500, 유로스톡스(Eurostoxx)50 등 선진국 지수로만 상품을 설계한 것도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 금융당국은 올 여름 ELS 등 구조화상품의 기초지수가 HSCEI로 쏠리는 현상을 보이자, 이 지수에 기반한 ELS 발행 제한에 나섰다. 외환은행은 당시 고수익보다는 안정적 수익 확보에 초점을 맞추면서,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홍콩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 가입은 되도록 자제했다.
한편 강 달러 현상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달러 LES펀드 수요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화 정기예금 금액이 약 400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달러 ELS펀드로 갈아탈 잠재 수요층은 탄탄하다고 봐야한다"면서 "기존 외환은행이나 하나은행 고객뿐 아니라 타행에서도 상품 가입을 위해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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