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 단 3년짜리 영구채..효과는 26일 1030억원 발행, 1년 단위 연장 가능…유동성 확충, 지표상 재무개선
황철 기자공개 2015-11-30 09:48: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6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유가증권 만기 3년으로 영구채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구조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중 만기가 가장 짧다.보통 30년에 달하는 일반적인 신종자본증권과 형식과 구조도 사뭇 달랐다. 조기상환청구권은 경영상 일정한 사건이 발생할 때만 가능하게 했다. 다만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선택에 따라 1년 단위로 상환을 연장할 수 있게 해 영구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듀폰 소송 관련 배상금 지급 등으로 줄어든 유동성을 상당부분 보충할 수 있게 됐다. 회계상 자본성을 인정받아 부채비율 등 지표상 재무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 이자지급 누적적 연기, 만기 연장 가능..영구성 인정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6일 신종자본증권으로 10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는 단 3년으로 최근 나온 무보증 공모사채 평균보다도 짧다. 지난 4월 발행한 신세계조선호텔의 5년 짜리 신종자본증권보다 짧은 만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자지급의 선택적·누적적 연기, 1년 단위의 만기 연장을 가능하게 해 영구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만기 시점에 상환에 나서지 않을 경우 1년 단위로 자동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조기상환청구권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조건상 자본부적격, 세금공제, 대주주변경 등의 사유가 발생할 때만 가능하도록 했다. 콜 옵션은 사유 발생 후 이자지급일에 행사할 수 있다. 이자지급일은 발행 후 3개월 단위로 도래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2년여만의 장기 시장성 조달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3년 10월 사모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1000억원을 찍은 후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조달을 멈췄다. 무보증 공모사채는 2012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5월 사모사채를 발행했지만 산업은행이 집행한 여신 성격이 강했다.
◇ 재무개선 효과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충과 지표상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 회계적으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부채비율 개선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9월말 기준 부채와 자본 규모를 대입해 단순 환산하면 관련 비율은 152%에서 142%로 10%포인트 가량 떨어진다.
특히 듀폰과의 소송 종결에 따른 배상금 지불 등으로 줄어든 현금을 어느정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5월 듀폰과의 아라미드 소송 종결을 합의해 총 2억7500만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올해 지불 금액은 약 1억1000만 달러다. 원화로 환산하면 1100억 원 가량에 이른다. 이 자금은 당시 은행권 크레딧 라인을 동원해 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약 400억~500억 원 가량씩 분납하기로 했다
9월 말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307억원으로 줄었다. 잉여현금흐름도 -202억원을 나타내 자금 과부족을 나타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로서는 영구채를 통해 지표상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유동성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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