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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미청구공사 잔액 급증..배경은 [Company Watch]3년 새 3배↑·2조 돌파..수주환경 악화 여파

박창현 기자공개 2015-12-01 08:30:41

이 기사는 2015년 11월 30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의 미청구공사 잔액이 최근 3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심화 등 수주 환경이 악화되면서 자금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건설사와 조선사 등 수주 기업들이 미청구공사발(發) 어닝 쇼크에 빠진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부실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현대로템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미청구공사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2조 708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로템의 미청구공사 잔액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로템

미청구공사는 매출로 인식은 했지만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미수채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미청구공사는 예정 원가율과 실행 원가율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예정 원가율을 지나차게 낮게 잡았다가 예상보다 원가가 초과되면, 그 초과분이 미청구공사액으로 계상된다.

미청구공사는 최근 수주 업체들 어닝 쇼크의 원흉으로 꼽히고있다.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조선사와 건설사들이 미청구공사 프로젝트의 매출 원가를 조정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기 있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현대차그룹 내부 물량 비중이 높고 채무상환능력이 뛰어난 해외 업체들과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환에서 미청구공사 잔액이 단기내 급증하면서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2년까지 미청구공사 잔액이 7000억 원대 수준에 불과했다. 미청구공사 증가율 역시 연간 1%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3년 들어 미청구공사 대금이 급증했고 총액 1조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78.4%나 늘어난 수치다.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더니 올해 들어서는 설립 후 처음으로 미청구공사 잔액이 2조 원을 넘어섰다.

고위험 자산인 미청구공사 대금이 급증한데는 글로벌 수주 환경 악화 영향이 크다. 중국 등 신흥국 후발업체들이 저가 수주 공세를 펼치면서 협상 주도권을 발주사가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결과, 완공 막바지에 대금을 지급받는 '헤비테일' 결제 방식이 일반화됐다.

헤비테일 방식이 횡행하면서 현대로템 자금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프로젝트 후반기로 대금 회수 시점이 늦춰짐에 따라 미청구공사 잔액도 급증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 해외 철도 수주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지면서 미청구공사 대금이 크게 늘어났다"며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저가 공세에 나서고 있는 탓에 국내 업체들이 발주처와의 협상 과정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역시 지난 6월 회사채 모집 과정에서 미청구공사의 부실 가능성을 투자 위험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미청구공사가 증가하는 것은 추가 원가 투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대로템은 올해 플랜트 사업에서 일회성 비용 탓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만 Tain 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와 신보령 석탄운송 설비 원가 상승으로 약 400억 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그나마 철도와 중기(방산) 부문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철도 해외 수주는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아 선박처럼 중도 해지 사태가 발생한 가능성이 현전히 낮다. 중기 부분 역시 업종 특성상 연말에 결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부실 위험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대로템은 K2전차 1차 양산 잔금(약 1300억 원)을 내년에 일괄적으로 정산 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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