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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연금법 제정, 부처간 마찰에 계속 연기 금융위 "12월 내엔 반드시 관철, 이견 거의 좁혔다"

최은진 기자공개 2015-12-14 10:19:25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3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이 관계 부처 간 이견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연금제도를 주관하는 부처들 각각의 이해관계가 달라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몇 달 째 추진 계획으로 사적연금 활성화 법을 올리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내놓진 못하고 있다.

3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개혁 정례기자간담회를 통해 12월 추진 개혁과제 중 하나로 '공·사연금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사적연금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국민의 노후 안전판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사적연금 활성화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적연금 활성화 법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통칭하는 사적연금제도를 활성화 시키자는 목표로 기획됐다. 각각의 제도가 서로 다른 부처소관이기 때문에 통합관리가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법상으로 퇴직연금 제도는 고용노동부(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인연금은 기획재정부(소득세법) 소관이다. 사적연금법이 제정되면 금융위가 일정 부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인프라 및 제도 설계도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지난해부터 사적연금 제도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근거 법이 필요하다며 사적연금법 제정을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부와 기재부의 반발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 부처는 금융위 독단적인 판단으로 협의도 없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연계시키는 방안에 대해 불만이 크다. 퇴직연금 자금이 개인연금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중도인출, 투자제한 등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개인연금은 보다 느슨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일시적 자금수요가 있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개인연금으로 자금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후 재원 마련'이라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본래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재부는 과세이연에 따른 세수감소를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적연금 법이라는 명칭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퇴직연금은 엄밀히 말해 사적연금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데, 개인연금과 동일시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에 관계부처들은 '개인연금 활성화 법'으로 합의한 바 있지만 금융위는 계속 '사적연금 활성화 법'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금융위는 부처 간 불협화음으로 약 1여년 간 '사적연금 활성화 법'을 계속 추진계획으로만 올릴 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연내에는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로 부처 간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논의할 부분이 남아있긴 하지만 사적연금법을 만들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선 일단 의견일치를 봤다"며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는데 주력해 가급적 연내 추진방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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