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07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국내 증시에 유치하기 위한 한국거래소의 발걸음이 바쁘다. 거래소가 지주회사로 전환시 별도 자회사로 분리되는 코스피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는 아예 두 본부가 서로 경쟁에 돌입했다. 각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원진과 만나 상장을 권유하는가 하면, 내년 주요 사업계획에 두 본부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치를 포함했다는 얘기도 들린다.삼성그룹의 또다른 바이오시밀러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 상장을 결정한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로서는 '바이오로직스만은 놓칠 수 없다'는 의지가 남다를 것이다.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10조원. 공모 규모만 2조~3조원임을 감안하면 놓치기 아까운 대어급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룹 신성장동력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그룹으로서는 시장 논리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더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을 찾고자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추진하는 시점인 2016년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은 각종 경기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며 내년 중반 이후부터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및 테이퍼링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외부 악재로 인한 변동성도 크다. 시장 자체의 기초체력이 다른 상황에서 "현재 국내 코스닥시장 바이오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미국 증시보다 높다"던가 "바이오에피스가 해외로 가는 만큼 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증시에 남아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거래소로서는 공격적인 상장 유치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고 상장유치 실적도 쌓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시장이 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가져다줄 것인가, 철저히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게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다. 거래소는 그간 심사기간 단축, 각종 상장요건 완화 같은 처방을 통해 증시 활성화를 이끌어내려 해 왔지만, 현재까지는 이런 단기적 접근이 우리 증시 자체의 매력을 높이는 데는 아무 효과가 없었다는 점만 명확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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