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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탄생? 원매자별 역시너지 요인은 한국證-구조조정 역풍, 미래에셋證-불투명한 지원 의지, KB지주-CIB 한계

민경문 기자공개 2015-12-18 09:3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7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이 다음 주로 예정된 가운데 인수후보 별로 각각의 시너지 전략을 알리는데 여념이 없다. 하지만 다양한 반대급부와 이에 따른 역시너지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IB 부문 중복으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인수 후 통합(PMI) 측면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동안 IB영역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양날의 칼'로 지목되는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박현주 회장의 IB활용 방안이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국내에서 CIB(Corporate&Investment Banking)모델이 아직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한국·대우證 조합, 인력 조정 불가피...내부 갈등 역풍 맞을수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DCM주관 3위, ECM주관 2위를 차지한 IB 강자 중 하나다. KDB대우증권 역시 각 분야에서 2위와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의 결합으로 리그테이블 실적이 단순히 '1+1'은 될 수 없겠지만 분명 절대적 경쟁력을 갖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동안 국내 IB 최강자로 군림해 왔던 NH투자증권을 위협할 수 있는 조합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문제는 과연 양사가 제대로 된 합병 후 통합(PMI)을 이뤄낼 지 여부다. 한국투자증권의 IPO 인력만 해도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인데다 DCM 맨파워도 상당하다. KDB대우증권 인력까지 유입될 경우 커버리지 중복에 따른 일정 수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DB대우증권 임직원들이 한국투자증권이 인수자로 결정될 경우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본사 인력이 500명이고, 과장급 이상 상당수는 계약직인데 반해 대우증권의 본사 인력이 1500명이고 계약직보다는 정규직이 훨씬 많다"며 "기본적으로 주인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의 차이겠지만 한국투자증권 경영진 입장에서는 인당 생산성 이슈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양사간 합병이 성사된다해도 한국·대우증권 인력간 내부 갈등이 격화될 경우 당초 기대한 영업력 제고보다는 오히려 역시너지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IB변방' 미래에셋證, 대우證 효용가치 이끌어낼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DCM과 ECM영역에서 각각 주관 실적 15위와 10위를 기록했다. 매년 부침은 있었지만 중위권 순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룹 내 위상 역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시장 일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을 둘러싸고 IB보다는 PE플랫폼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미래에셋증권으로선 KDB대우증권를 인수해 IB인력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다. 사실상 대우증권 IB가 미래에셋증권 IB를 '접수'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 아래서 움츠려 있던 대우증권 IB맨들은 새 주인을 만나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

물론 대우증권의 IB브랜드가 미래에셋증권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 지는 별도의 문제다. 1조 증자까지 단행하면서 증권사를 키우겠다는 박현주 회장의 의지는 명확해 보이지만 과거 미약한 IB 업력에 따른 경험 부족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설사 합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통 IB보다는 부동산 투자, 자산관리 쪽에 좀더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시장 관계자는 양사간 딜이 성사될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활용도 약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KDB대우증권이 주관하는 IPO 수요예측 등에서 주요 투자자로 활약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었지만 KDB대우증권이 미래에셋 계열로 들어가면 더 이상 투자자로서 참여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KB지주의 대우證 인수, 또 다른 은행계 증권사 양산 우려

KDB대우증권 지점은 그 동안 일부 고액 자산가 등 영업대상이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KB금융지주 일원이 될 경우 방대한 은행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기존 은행이 상대하기 어려웠던 중견강소기업에 대한 영업력 확대도 가능해진다는 것. KDB대우증권에 대한 인수자 실사 과정에서 KB지주 측이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 역시 산업은행과의 연계영업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KB금융지주의 대우증권 인수 시나리오가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가 모색중인 CIB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외형상 이상적인 조합이긴 하지만 기존 두 곳의 CIB 시너지가 당초 예상한 만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 어차피 은행이 중심인 금융지주 입장에서 증권사에 대해 힘을 실어주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는 "신한과 하나지주 모두 계열 증권사에 대해 증자 또는 M&A로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손실을 내지 않는 선에서 명목만 유지하는 모습"이라며 "하나·외환은행 합병 이후 업계 지위가 추락한 KB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서라도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결국 은행계 증권사 중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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