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22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업계는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에서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라간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순혈주의'라는 말이 어느 산업보다는 잘 들어맞는 곳이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석유화학회사인 엑슨모빌(Exxon Mobil) 출신인 송진화씨를 영입해 'O-Project TF(태스크포스)' 리더를 맡겼다. 운영최적화(Optimization)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40세에 불과한 외국기업 출신을 임원으로 앉힌 건 업계안팎에서 회자되기 충분했다.
실험은 성공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사오고 정제해 다시 내다 파는 과정에서 유가급락 등 외부 변수로 인한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운영최적화는 다양한 변수에 대해 수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해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가능케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분기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이는 정제마진 강세와 운영최적화가 뒷받침된 덕분이라는 평가다.
운영최적화 효과를 실감한 SK이노베이션은 더욱 파격적인 인사에 나섰다. 44세(1971년 생)인 송진화 본부장을 승진시켜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으로 앉혔다. 원유 및 석유화학제품을 사고파는 트레이딩은 정유사의 한 해 농사를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중책에 출신과 나이를 불문하고 업무능력을 최우선한 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인사정책의 관례를 깨는 것이 반드시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에서 인재를 데려왔던 SK이노베이션의 인사실험은 현재까진 성공적이란 평가다. 40대 중반 사장에게 트레이딩 사업을 맡긴 SK이노베이션의 두 번째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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