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는 기본, 막강 자본력 구축 'PI 극대화 방점' 통합 IB로는 기대수익 낮아…대체투자 등 자기자본 활용이 핵심
민경문 기자공개 2015-12-28 09:3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4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의 새 주인으로 등극했다. 인수 목적에 '글로벌 IB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내걸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다소 다른 계산법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통적 IB 부문에 리그테이블 순위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수수료 중심의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수익 매력도는 그리 높지 않다.결국 KDB대우증권의 풍부한 자금 여력을 발판으로 자기자본투자(PI)를 극대화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는 부동산 투자, 자산관리 등을 중심으로 증권업을 확장시키겠다고 공언해 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미래에셋+대우 통합 IB, 수익 시너지 크지 않아...IB수수료율 하락세도 한몫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DCM 및 ECM주관 순위는 각각 15위와 10위다. 매년 부침은 있었지만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존재감이 작다보니 KDB대우증권 인수 시 IB인력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고스란히 가져오는 선에서 교통정리를 마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산업은행 아래서 움츠려 있던 대우증권 IB맨 역시 새 주인을 만나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
문제는 KDB대우증권의 IB합류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 확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KDB대우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ECM과 DCM 순이익은 225억 원으로 NH, 한국, KB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4위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부문에서 77억 원을 벌었는데 양사 수수료를 단순 합산해도 NH투자증권(376억 원)과 한국투자증권(311억 원)에 뒤진다. '1+1'이 반드시 2의 결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당분간 합병 없이 투트랙을 유지한다고 해도 시장에서는 양사를 하나의 하우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딜의 최대 승자가 국내 IB 최강자인 NH투자증권으로 지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빅3 중 넘버 2인 한국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의 결합을 가장 우려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IB 수수료율이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대우증권 IB만으는로는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특히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주관과 같은 전통 IB의 수익성이 취약해진 만큼 굳이 여기에 맨파워를 집중시킬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 KDB대우증권에서 IB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7.9%(올해 3분기 말 기준)에 그치고 있다.
◇자기자본 활용도 업그레이드...대우證 채권운용 노하우, 대체투자 시너지 기대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인수에 목 멘 보다 큰 이유를 IB이외의 영역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자기자본투자(PI) 등이 중심이 된 S&T영역(Sales & Trading)이 핵심 타깃이라는 것. S&T가 KDB대우증권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브로커리지(34.1%) 부문에 이어 32.8%로 두 번째다.
S&T는 ELS를 포함한 10조 원 규모의 채권운용과 부동산 등 대체투자(AI) 비즈니스가 중심이다. 올 들어 금리 하락 기조에 힘 입어 적지 않은 평가차익을 거둔데다 애플사옥 매매 등 부동산 투자수입도 짭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항공기 투자 등 AI투자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직접 투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수익성 면에서도 수수료 위주인 IB보다 월등히 높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IB관계자는 "그 동안 IB보다 빌딩 등 대체투자 영역에 주력해 왔던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선 대우증권 인수로 8조 원에 이르는 자본 동원력을 갖게 됐다"며 "바뀌는 NCR(영업용 순자본비율)제도에 따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북(Book)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도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ELS, 랩어카운트, 신탁 등 금융상품판매를 통한 자산관리 영역의 확장도 예상 가능한 시너지 전략이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미래에셋운용과 미래에셋생명의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시 증권업에 베팅하겠다는 박현주 회장의 의지가 읽혀진다"며 "자기자본이 크다고 해서 영업 수익성 개선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여타 증권사 대비 확실한 경쟁력을 갖게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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