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7.8조 '공룡 증권사' 탄생, 지각변동 예고 IB·리테일 자산관리 부문 선두 진입…PI 활용, 헤지펀드·PBS 경쟁력 높아질 듯
신민규 기자공개 2015-12-24 14:02:34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4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자기자본 8조 원에 육박하는 공룡 증권사가 탄생하게 됐다.그동안 업계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이 덩치만 컸지 이를 활용한 공격적 투자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승부사' 박현주 회장에 대한 업계 기대감은 남다른 상황이다. 이번 KDB대우증권 인수전 베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합 후 미래에셋증권이 자기자본을 적극 활용해 초대형 IB로서 의미있는 투자를 감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업계 4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2위)을 인수하면 통합법인의 자기자본은 7조8000억 원 수준이 된다. 그간 업계 1위를 지켰던 NH투자증권(4조6044억 원)과도 상당한 차이가 나는 수치다. 삼성증권(3조6285억 원), 한국투자증권(3조3739억 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증권업계 독보적인 지위에 올라서게 된다.
증권중개(브로커리지) 및 투자은행(IB) 업계 강자인 KDB대우증권과 리테일 자산관리 역량이 출중한 미래에셋증권이 결합할 경우 향후 증권업 전 분야에서 선두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형 IB 요건을 갖추게 되면서 증권사 자체적으로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됐음은 물론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시장에 자동진입해 단숨에 선두권에 올라설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KDB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2조5000억 원대의 가격을 적어냈다. M&A 성공 여부는 향후 거대 자기자본 활용을 통한 공격적인 투자 성과에 달려있다.
박현주 회장의 관심은 무엇보다 해외 대체투자 사업 확대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B로의 도약을 과제로 삼았듯이 해외 사업에서 남다른 시너지를 내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글로벌 부동산, 펀드, 연금 등 다양한 투자상품의 개발 및 판매를 통해 해외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KDB대우증권의 해외 증권사 네트워크는 국내 최고 수준인 데다가 해외 법인 실적 기준으로 따져도 국내 1위에 올라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세계 11개국에 17개 법인을 유지하고 있으며 해외 32개국에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대체투자 경험을 축적해왔다. 상하이 미래에셋타워는 2006년 2600억 원을 투자해 현재 평가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휠라코리아와 함께 골프용품 세계 1위인 아큐시네트 인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호주 포시즌 호텔, 하와이 페어몬트 오키드 호텔, 페덱스 물류센터 등 다양한 해외투자를 진행했다.
단순 통합만으로도 외형적인 성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동안 IB업계 순위권에는 항상 포함됐지만 공격적인 레코드를 쌓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성적표를 받아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주식 및 채권자본시장에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선두권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ECM·DCM 분야에서 약진이 예상된다. 선두 타이틀을 당장 빼앗아 오기는 쉽지 않더라도 자기자본을 활용해 프리 IPO 투자, 실권주 인수 등을 꾸준히 지속할 경우 수년 내 선두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리테일 자산관리 부문도 한단계 도약할 전망이다. KDB대우증권은 국내 최대 규모인 102개 점포를 기반으로 한 브로커리지와 고객 컨설팅에 강한 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3분기 누적 브로커리지 수익은 2641억 원으로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2위였다. 금융상품 판매에 강한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할 경우 고액자산가 확보 면에서 타 증권사를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대형 IB요건을 갖추게 돼 자체적으로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과거 KDB대우증권은 스핀오프 형태로 분사 헤지펀드(믿음자산운용) 설립을 추진했다가 인가를 받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다. 경쟁사인 NH투자증권의 경우 헤지펀드추진본부를 트레이딩사업부 산하에 신설하기도 했다.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업무의 경우 단숨에 선두권으로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PBS 시장 규모는 3조 원대로 NH투자증권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KDB대우증권이 뒤를 바짝 쫓는 모양새였다. 특히 내년에는 사모펀드 운용규제 완화로 시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점도 있어 옥석가리기만 잘하면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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