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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신성장·위기대응', 3인 3색 경영화두 신동빈 '신격호시대'와 결별...정용진 '이마트 사업'·정지선 '도전 정신' 강조

장지현 기자공개 2016-01-05 08:26:45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4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그룹 '빅3'가 일제히 새해 경영화두로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모색을 꼽았다. 다만 국내 소비침체와 성장 둔화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각론에서 그룹별로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시대와 결별'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 사업 강화'를 각각 강조했다. 새해 첫 업무를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기업가정신 함양'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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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한 해를 보낸 신동빈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심려를 더하게 돼 죄송하다"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기존의 사고와 관습, 제도와 사업전략은 모두 버려 달라"고 당부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끌어 온 기존 롯데그룹과의 결별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특히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경영 투명성 확보와 준법경영, 조직문화 혁신 등을 강조했다. 모두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끌던 롯데그룹의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이다. 롯데그룹은 베일에 싸인 지배구조, 독단적인 인사 시스템 등 전근대적이고 폐쇄적인 경영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작년 7월 이후부터 호텔롯데 상장,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설립, 순환출자 해소,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롯데 엑셀레이터 출범 등을 통해 기업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올해 정기인사에서 이른바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가락 해임' 파문을 의식해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

신 회장은 "경영 투명성 확보와 준법경영은 우리 그룹이 준수해야 하는 핵심적인 가치"라며 "그룹의 모든 경영활동은 이러한 근본적인 원칙에 맞추어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도 공식적인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09년 말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이후 2010년 '온라인 사업 강화', 2011년 '미래 10년 준비', 2012년 '성장·공존'을 신년 경영 화두로 던졌다. 하지만 2013년부터 올해까지 별다른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정 부회장은 올해 이마트 사업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 할인점 이마트를 '이마트타운'의 성공 사례처럼 더욱 '이마트 답게' 만들겠다"며 "그룹사 전체가 고객과 더 많은 시간을 나누는 '국민 라이프세어 기업'이 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세계그룹은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며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상품,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타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존 유통사업 역량 강화를 내세웠지만 백화점 사업부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이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마트는 정용진, 백화점은 정유경'이라는 후계구도가 명확해졌다.

지난해 백화점·아울렛 등 신규 점포 출점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낸 정지선 회장은 올해 적극적으로 유통 외 사업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2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5월), 현대백화점 판교점(8월) 등을 각각 열었다.

정 회장은 "이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면서 "리스크를 일부 감수하고 중장기 성장전략을 사업환경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보완·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또 "기업의 성장은 말이나 의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성장을 추진할 동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하는 기업가정신 함양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의 위기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실패보다, 실패가 두려워 현실에 안주할 때 찾아온다"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올해도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을 찾아 '연탄 배달 봉사'에 참여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새해 첫 업무를 나눔 봉사활동으로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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