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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노선 합리화'로 활로 찾는다 [2016 승부수]저수익 항로·선대 정리…턴어라운드 원년

심희진 기자공개 2016-01-11 08:19:4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7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거대한 태풍 한 가운데 떠 있는 배와 같았다. 한진해운 합병설, 외부 매각설 등 갖가지 루머에 시달렸다. 수년간 누적된 적자가 생존 자체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1등 해운사가 비틀거렸다.

올해 현대상선은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한층 더 강도 높은 군살빼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현대상선은 창립 40주년을 맞는 올해를 수익성 개선의 원년으로 삼았다.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수익성 강화, 영업력 극대화, 원가 혁신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반드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쉽지 않겠지만 지난 40여 년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동원해 다시 한 번 희망의 불꽃을 피우자"고 말했다.

2013년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온 현대상선은 지난해 유례 없는 위기를 겪었다. 오릭스PE가 현대증권 매각 의사를 철회하면서 최대 1조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을 권고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현대그룹이 해체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한동안 돌았다.

수익성도 저하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269억 원의 영업손실과 218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 1년 만에 다시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물동량 감소'라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웠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 시장의 성장률 하락 등 불확실성을 고조시키는 이슈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프랑스 CMA-CGM의 싱가포르 APL 인수 △중국 COSCO와 CSCL의 합병 등에 따른 얼라이언스 균열이 정기선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는 점이다. 특히 CMA-CGM의 APL 인수로 인해 현재 APL, 현대상선 등이 속해있는 G6얼라이언스의 선복량이 주당 20%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컨테이너선4
<현대상선 컨테이너운빈선>

현대상선 역시 이 같은 현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올해 경영 방침을 '수익성 개선'으로 설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항로별 사전 분석으로 저수익 항로와 선대를 정리하고 고수익 노선에 집중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사로 재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냉장 컨테이너운반선(Reefer Container Carrier)의 비중을 늘리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냉장 컨테이너선은 과일, 채소, 육류, 생선, 제약 등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물의 운송을 맡고 있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냉장보관을 지속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일반 컨테이너선보다 TEU당 운임이 비싸다.

건설중장비 기계류, 해양플랜트 기자재 등 특수 화물을 운반하는 비중도 늘린다. 부피가 커서 일반 컨테이너박스에 들어가지 않는 화물들은 대개 따로 묶어 운반하기 때문에 운임이 높은 편이다.

불황을 극복할 기초체력을 재정비하는 한편 신성장동력도 꾸준하게 발굴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7년부터 국적 크루즈선박 운항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팬스타라이너스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코리아 크루즈라인(Korea Cruise Line)'의 법인 등기를 마쳤다. 설립 자본금 3억 원인 코리아크루즈라인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800억 원을 조달하는 한편 중고 선박을 물색해 본격적인 운항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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