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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공정한 경쟁 기회를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6-01-12 08:08:36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8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지 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많은 창업가들이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기회'만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새해 첫 날부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스타트업 대표의 걱정어린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12월 말 갑작스럽게 통과된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 때문에 업계는 뒤숭숭한 분위기로 2016년을 시작했다. 오프라인 경매장 없이는 온라인 자동차 경매사업을 할 수 없다는 골자의 법안이 발효되면서 창업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폐업'을 선언한 것이다. 개정안은 O2O 플랫폼으로 중고차 경매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을 O2O 플랫폼으로 옮긴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각한 중고차 시장에서 열정과 믿을 만 한 정보를 무기로 내세운 이들의 성장속도는 무서웠다. '역경매' 방식의 중고차 거래는 소비자의 입지를 강화시켰고, 투명하게 공개된 중고차 정보는 기존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했던 대형 중고차 업체를 위협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O2O 플랫폼을 통해 중고차 매입 가격 비교가 가능해진 소비자들은 높은 유통마진을 노리는 대형업체들을 차차 외면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점차 업체가 일방적으로 제공한 차량 정보 보다 공정하게 검토된 데이터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은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중고차 경매사업에 영위하는 대기업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라 의심을 감추기 어려운 이유다. 중고차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은 국회에서 법안이 논의되는 동안 단 한차례도 의견 개진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미래 먹거리를 위해 벤처 생태계의 활성화 모토로 내걸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갖가지 규제는 싹을 틔어보지도 못한 스타트업의 앞 길을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자금력을 동원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대기업이 여전히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시장의 발전은 시장 참여자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이뤄가야 한다. 경쟁의 기회를 앗아가며 창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주장하는 이중성이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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