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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부담 작용할까 실적부진으로 재고자산 확대 불가피…ITR 5년 연속 감소 전망

김경태 기자공개 2016-01-12 08:18:54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1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부품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다소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재고자산이 2014년 말보다 증가하고 재고자산회전율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53조 원의 매출을 올려 6조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2014년 4분기 실적에 비해 매출은 0.51%, 영업이익은 15.31% 각각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5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7.46%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부품사업이 시장침체 영향을 받으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PC 시장 침체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로 반도체 부문의 주력인 D램 수요가 줄고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 재고자산
△출처: 사업보고서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2015년 말 재고자산이 2014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매년 증가해오다 2014년에 감소했다. 하지만 2015년에 예상보다 부진한 영업성과를 나타냈고, 지난해 3분기 말엔 전년 동기(18조8727억 원)보다 21% 확대된 22조8410억 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했다.

4분기는 전통적으로 전자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015년 말에 과거처럼 물량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4년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매출이 11.13% 증가하며 재고자산을 1조5552억 원이나 줄인 바 있다.

하지만 2015년 4분기에는 전기보다 매출이 2.55%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재고자산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반도체 재고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는 2009년 이후 매년 늘어났다. 2010년에는 3조904억 원이었지만 2012년에는 4조 원을 돌파했다. 2015년 3분기에는 전년 동기(4조9002억)보다 무려 51.4% 확대된 7조4184억 원을 나타냈다. 이번에 발표된 4분기 실적의 부진이 반도체에서 비롯된 만큼, 역대 최고치의 재고자산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향후 반도체 시장 상황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싸이클이 강하게 나타나는 사업인데, 최근 2~3년간 호황을 누린 만큼 올해부터는 불황이 예상되고 있다. 더군다나 1분기는 전자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만큼 재고자산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고자산 증가는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재고자산회전율(ITR: inventories turnover ratio)은 2010년부터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0년에는 8.8회였지만 2014년에는 7회까지 낮아졌다. 2015년 3분기에는 7회도 깨진 6.3회를 기록했다. 경쟁사 LG전자의 2015년 3분기 재고자산회전율은 7.5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당좌자산으로 변하는 속도를 나타낸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재고가 빠르게 판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은 것은 매출이 부진해 창고에 오랫동안 재고자산이 쌓여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으면 자기자본수익률(ROE: Return on Equity)이 높아지고 매입채무가 감소된다. 회전율이 낮은 경우 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없고 재고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재고자산과 관련된 보험료와 보관료 등이 증가해 재무적 부담이 소폭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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