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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대외악재에 숨가빴던 유로본드 발행 아시아 금융시장 흔들, 변동성↑…투자자 신뢰 위해 규모 축소

이길용 기자공개 2016-01-25 08:41:4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1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어렵사리 유로본드(RegS) 딜을 마무리했다. 홍콩·일본증시가 폭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 원인이었다.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발행을 이어갔던 한국물은 북한 리스크보다 아시아 금융시장 움직임에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원하는 만큼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KEB하나은행은 올해 추가적인 외화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홍콩·일본증시 폭락, 스프레드 확대...기관 주문 급감

KEB하나은행은 전날 오전 유로본드 발행을 공식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주관사는 UBS, BOA메릴린치, HSBC,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ANZ, 노무라증권이 맡았다. KEB하나은행은 5년 만기 5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5년물 국채 금리(5T)' + 125bp(area)로 제시했다.

프라이싱에 나선 이후 문제가 발생했다. 홍콩H지수는 장중 8000선이 붕괴됐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3.71% 하락한 1만 6416.19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흔들리면서 아시아 채권 유통 시장의 변동성이 약 10bp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물의 경우 보통 3~5bp 수준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니셜 가이던스를 제시한 이후 주문량은 최대 13억 달러까지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은 수정 가이던스로 115 ± 2.5bp를 제시했다. 이후 상당수 기관들이 주문을 철회하면서 최종 주문은 6억 7500만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은 고심 끝에 발행 규모를 3억 달러로 줄이고 금리를 5T+112.5bp로 결정했다. 지난 12일 5.5년물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던 우리은행의 최종 금리 5T+112.5bp보다는 만기를 고려했을 때 조금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전일 우리은행 글로벌본드의 유통 금리가 5T+120bp까지 상승한 점을 감안한다면 성공적으로 가격을 결정했다는 것이 거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북핵'보다 아시아 금융시장 변동성에 동조화

지난 7일 오전 산업은행은 글로벌본드 발행을 공식 선언했다. 어나운스 이후 5분 후에 북한 핵실험 뉴스가 전해지면서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노심초사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북핵과 상관없이 주문이 쏟아지면서 산업은행은 1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할 수 있었다.

이후 실시한 우리은행과 중부발전의 외화 조달도 성공적이었다. 두 기업 모두 발행 규모의 3배가 넘는 수요를 안정적으로 쌓았고 금리도 이니셜 프라이스 대비 10bp 이상 낮은 수준에서 결정했다.

'북한' 리스크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아시아 금융시장의 흔들림에는 한국물도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을 KEB하나은행 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금융시장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흔들리면서 향후 한국물 발행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북핵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한국물이 아시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며 "20일 아시아 시장에서 나온 외화 채권이 KEB하나은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한국물도 발행 타이밍을 결정하는 데 엄청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시장 신뢰 지킨 KEB하나은행, 추가 조달 가능성 높아

KEB하나은행은 시장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발행을 강행했다. 올해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을 늘려야 하는 KEB하나은행에게는 긍정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통합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22억 달러의 외화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발행에서 5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수요가 충분히 모인다면 증액 발행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다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벤치마크 사이즈로 발행을 결정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외화 채권을 모두 차환한다고 가정하면 KEB하나은행은 19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향후 발행에서 주관사 멘데이트를 받아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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