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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랩' 답보상태, 금융위-기재부 엇박자 금융위, 소통없이 연금랩 발표…기재부 "금융위 성급했다"

최은진 기자공개 2016-01-28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6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연금저축 랩어카운트(연금저축 랩) 수수료에 대해 답변 유보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당국과 기재부간 정책 엇박자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연금자산 운용 효율화 방안으로 연금저축 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기재부와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일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의 숙원사업이던 연금저축 랩 출시가 2년째 답보상태에 빠졌다.

◇ 상품출시 준비만 2년…쟁점은 '수수료' 문제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2014년부터 연금저축 랩 출시를 위해 금융위와 국세청, 기재부 등 관계당국에 의견 검토를 요청했다. 금융위는 연금자산 운용 효율화 차원에서 연금저축 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국세청과 기재부는 수수료 징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국세청은 소득세법 제20조의3 제1항 제2호에 따라 연금저축 랩의 투자일임수수료를 적립금의 운용실적에서 차감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연금계좌에서는 연금으로 받지 않는 모든 출금은 기타소득세 과세 대상이지만 펀드보수 등 법으로 정한 수수료는 비용으로 처리돼 과세없이 출금이 가능하다. 그런데 랩 수수료는 비용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운용실적에서 차감하면 안된다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따라서 국세청 해석대로라면 증권사들은 연금저축 랩 수수료를 고객으로부터 직접 현금으로 받는 것 외에는 달리 징수 할 방법이 없게 된다. 그렇다고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을 수도 없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기재부에 랩 수수료도 비용으로 봐달라며 재해석을 요청했다. 상품출시는 답변을 기다리는 약 1년 이상 또 연기될 수 밖에 없었다.

당초 기재부 해석은 지난해 상반기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재부 내 인사이동 등과 맞물려 계속 연기됐다. 그러다 올해 초 답변 유보 방침을 밝힌 것이다. 즉 기재부가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는 국세청 의견이 효력을 발휘하는 셈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연금저축 랩을 출시할 수가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재부가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고 한 이상 더이상 연금저축 랩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위-기재부, 불통…정책 엇박자에 증권사들 난감

연금저축 랩을 놓고 금융위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발표한 '연금자산의 효율적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연금저축 랩을 내놨다. 연금자산의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한 다양한 운용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다.

당시 브리핑을 담당했던 김학수 자본시장국장은 "기재부의 해석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긍정적으로 소통하고 있어 조만간 해석이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한번도 연금저축 랩의 수수료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의견을 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금융위가 기재부의 해석이 필요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의견만 가지고 섣부르게 정책을 발표한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위에서는 연금저축 랩을 독려하는 분위기고, 기재부는 상품 운영에 필요한 해석을 주지 않고 있고,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연금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업계에서는 연금사업을 추진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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