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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한국밸류운용, 숙명의 라이벌 [thebell note]

박상희 기자공개 2016-02-05 10:27:2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하우스다. 가치투자 철학을 공유하면서도 경쟁해야 하는 숙명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두 회사는 올해 나란히 뜻깊은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신영자산운용이 회사 창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고객을 초청해 운용성과보고대회를 연다. 한국밸류운용은 회사의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의 설정 1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기획 중이다.

신영자산운용은 3월에, 한국밸류운용은 4월에 각각 행사를 치를 예정인데, 시기와 콘텐츠 등을 두고 묘한 신경전이 감지된다. 먼저 행사를 치르는 쪽이 아무래도 주목을 더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펀드 이름에 명시된 것처럼 운용 10년이 되는 시점에 고객 초청 이벤트를 예고했던 한국밸류운용은 본인들이 행사를 치르기 약 한 달 정도 앞서 성과보고대회를 여는 신영자산운용이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한다.

신영자산운용의 회사 창립일은 8월인데, 창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성과보고대회라면 8월에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취지에 맞지 않냐는 것이다. 반면 신영자산운용은 회사 창립보다는 성과 보고대회에 초점을 맞춘만큼 회계년도 기준일인 3월에 행사를 치르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어떤 형태로 행사를 진행할지에 대한 부분도 예민하게 다가왔다. 참신하거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상대편에 알려질까봐 조심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어찌됐든 고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알차고 만족스러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심리전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경쟁이 투자자들에게는 유익한 결과물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밸류운용은 그간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을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 온 반면 신영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를 시작으로 성과보고대회를 매년 정기적으로 열기로 하는 등 변화의 모습이 감지된다. 경쟁자인 한국밸류운용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지만 신영자산운용과 한국밸류운용만큼은 예외다. 가치투자 저변이 확대되고 배당주 열풍이 가세하면서 신영과 한국밸류운용의 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은 계속되고 있다.

두 회사의 경쟁 구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비단 허남권과 이채원으로 대표되는 매니저들의 경쟁 이야기만은 아니다.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 마케팅 전략과 운용업계 및 펀드 시장에서 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위상에 걸맞는 책임감 있는 태도 등 많은 것을 포함한 경쟁이다. 두 회사의 뜨거운 경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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