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 관리 안하나 못하나 신세계와 분할후 주가 반토막…지분승계 의식, 주가 하락 묵인?
임정수 기자공개 2016-02-05 10:08: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 주가가신세계와 분할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투자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주가가 5년 동안 반토막 났는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가 관리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그룹 승계 등의 지배구조 이슈 때문에 주가 하락을 의도적으로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주가 관리 소홀…주가 반토막에 투자자 손실
이마트 주가가 잇따른 실적 악화로 16만 2000원 선까지 추락했다. 신세계와 분할한 2011년 31만 6000원으로 꼭지를 찍은 이후 횟수로 약 5년만에 반토막 난 것이다. 앞선 두 차례의 주가 속락에도 20만 원선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만 원을 밑으로 뚫고 내려왔다.
이마트에 장기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성적도 좋지 않다. 현재 이마트의 주식을 5% 이상 장기로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국민연금(8.1%)과 에버딘에셋매니지먼트(14%) 정도다. 지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계속 하락해 현재 상당한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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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마트의 주가 관리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 친화적 재무정책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주가 하락의 핵심 원인은 실적 악화와 저성장에 대한 우려 때문이지만, 주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매년 일정 금액의 배당 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주주들에게 총 418억 원 규모의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주당 배당은 1500원으로 시가배당률로 환산하면 0.9%다. 2015년과 2014년에도 총 418억 원 규모의 배당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배당성향은 약 9%로 2014년 14%에서 5%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생명 지분 매각 차익으로 순이익이 증가해, 배당성향 감소로 이어졌다. 최근 3년 동안의 배당성향은 9%~15%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이마트의 배당 성향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 평균 22% 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마트는 또 신세계와 분할한 후 한 차례의 자사주 매입도 하지 않았다. 신세계와 분할 전에 그룹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해 왔던 것과는 대비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마트의 주가 하락 방어에 대한 기대가 매년 있어 왔지만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주가 방어에 나서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소극적인 주주정책에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 의도적으로 주가 하락 용인(?)…지분 승계 등 다른 속내 있나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주가 하락을 의도적으로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 취득이나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 증여와 상속에는 주가가 비싸지는 것보다 하락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9월 말 현재 이마트의 지분은 이명희 회장이 18.22%, 정용진 부회장이 14%, 정유경 부사장이 2.51%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28.06%다. 정 부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 이마트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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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을 늘리는 두 가지 방안으로 이 회장 보유 지분에 대한 승계와 시장에서 주식을 취득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어느 쪽이든 주가가 오를수록 지배구조 강화에 소요되는 비용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잇따라 차명주식이 발견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이마트와 신세계, 신세계푸드에 대한 차명 주식이 드러나, 이 회장이 주식을 모두 실명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700억 원의 증여세 가 전·현직 임원과 총수 일가에 부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인 2006년에도 차명주식이 드러나면서 실명으로 전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여세 절감 등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을 차명으로 관리하다가 세무조사에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면서 지분 승계를 위한 증여세 확보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면서 "지분 승계가 임박한만큼 주가 상승이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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