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배당주 외길...펀드시장 평정 [신영, 가치투자 외길 20년]② 신영마라톤·신영밸류고배당,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박상희 기자공개 2016-02-24 09:40: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8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자산운용은 크게 보면 가치주펀드와 배당주펀드가 상품 라인업의 전부다. 회사 설립 이후 20년 동안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가치주와 배당주에만 집중했다. 가치 대비 저평가된 우량한 기업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철학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가치주 및 배당주 투자 이외에 다른 게 필요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가 직접 작명한 회사의 간판 마라톤펀드와 순자산 3조원의 초대형 공룡펀드로 성장한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마라톤펀드는 이름처럼 꾸준한 페이스로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가치투자 방식을 따르며, 시장에서 대표 가치주펀드로 인정 받고 있다. 국내 배당주펀드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지난 2014년 국내 증시를 강타한 배당주 열풍에 힘입어 출시 10년 만에 '대박'을 터트렸다.
◇ 허남권 부사장 작명 '마라톤'펀드..국내 대표 가치주펀드로 '자리매김'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는 하우스는 대개 '소수 펀드' 원칙을 지향한다. 신영자산운용 역시 마찬가지다. 1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대표펀드 기준 신영자산운용의 전체 공모펀드 개수는 53개로 나타났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보다는 펀드 개수가 많은 편이지만, 대형 종합운용사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특히 국내 액티브 주식형 수탁고가 국내 최대 규모임을 감안하면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답게 펀드 라인업의 다양성보다는 가치주와 배당주펀드에만 치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먹혀 들었음을 알 수 있다.
대표 가치주펀드인 신영마라톤은 그 중에서도 회사를 대표하는 간판펀드다. 53개 전체 펀드 가운데 '마라톤'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펀드만 11개에 이르는데, '마라톤'이라는 펀드명은 허남권 부사장이 직접 지었다는 후문이다. 오버 페이스 하지 않고, 꾸준하게 오래 동안 안정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작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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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설정된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신영의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이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2005년 '신영마라톤증권자투자신탁F1[주식]과 '신여마라톤증권투자신탁A1(주식)'이 잇따라 출시됐다. 2006년에는 국민은행에서만 단독으로 판매되는 '신영마라톤증권자투자신탁K-1(주식)'도 나왔다.
여러 마라톤펀드 가운데 현재 운용규모는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과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 1(주식)'이 각각 8129억, 5361억 원으로 가장 크다.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대표펀드 기준 각각 418.91%, 107.07%에 달한다. 특히 2002년 4월 가장 먼저 설정된 마라톤펀드(주식)A의 연평균 수익률은 30%에 육박한다.
마라톤펀드는 가치투자 철학을 지킨다는 철칙 하에 외연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2007년 한중일에 분사투자하는 '신영마라톤아시아밸류증권투자신탁(주식)'이 출시된데 이어 2014년에는 통일한국 시대에 대비하는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탄생했다. 통일을 테마로 한 최초의 펀드다.
◇ "고배당주는 필연적으로 가치주"...배당주펀드의 역사를 쓰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공모 배당주펀드의 전체 운용규모는 5조 3500억 원 수준이다. 이 중 신영자산운용의 배당주식형펀드 규모가 3조 7325억 원으로, 66%를 차지한다. 신영의 배당주펀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펀드 운용규모가 3조 원이 넘는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지난 2003년 5월 설정됐다.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나 메리츠자산운용의 경우 별도의 배당주펀드가 없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도 몇 년 전에서야 배당주펀드를 론칭했다. 신영이 그만큼 일찍부터 배당주펀드의 기초를 닦았다는 의미다.
신영자산운용의 오랜 배당주 사랑은 고배당주는 필연적으로 가치주일 수밖에 없다는 허남권 부사장의 지론에서 비롯된다. 배당을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지배구조가 튼튼하고,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하다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허 부사장은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고배당주에 투자하면 예적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장기로 투자하게 되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을뿐 아니라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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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배당주식형펀드는 모두 8개인데, 소규모펀드로 전락한 예가 없다. '신영프라임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의 운용규모가 2000억 원이 넘고, '신영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 및 '신영연금배당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주식)'의 수탁고가 각각 1000억 원을 상회한다.
운용 성과도 탁월하다. 신영밸류고배당 대표펀드(C형) 기준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547.31%에 달한다. 연간 평균 40%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안정적인 트랙 레코드에 힘입어 이 펀드는 지난 2014년 하반기 국내 증시를 강타했던 배당주 열풍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8월부터 일주일 단위로 1000억 넘는 자금이 쏟아져들어오면서 최대 배당주펀드를 넘어 국내 최대 주식형펀드에 등극했다.
한때 수탁고가 3조 5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영밸류고배당 단일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쏟아진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 열풍 이후 오랜 만에 보는 현상이었다"면서 "많은 펀드가 급격한 자금 유입 이후 수익률이 고꾸라져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 신영은 꾸준히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하면서 저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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