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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파인트리, ㈜동양 유상감자 제안 속내는 동양시멘트 매각 대금 나눠가지려는 의도인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6-03-03 08:52:29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2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 지분 매집 경쟁을 펼치던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지산운용이 ㈜동양 측에 유상감자를 제안했다. 유상감자가 현실화된다면 ㈜동양의 동양시멘트 매각 대금 대부분이 주주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진기업과 파인트리는 조만간 열릴 ㈜동양 주주총회 안건으로 유상감자를 제안했다. 유상감자 규모는 4000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유상감자 안건이 통과된다면 ㈜동양 주주들은 지분율대로 유상감자 대금을 나눠 갖게 된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는 현재 각각 9.31%와 9.75%의 ㈜동양 지분을 갖고 있다. 4000억 원이 유상감자된다고 가정하면 유진기업은 372억 원, 파인트리는 390억 원을 각각 현금화할 수 있다. 유진기업과 파인트리가 ㈜동양 지분을 취득하는데 쓰인 금액(파인트리 680억 원, 유진기업 600억 원)의 3분의 2 가량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유진기업과 파인트리가 ㈜동양이 보유한 동양시멘트 매각 대금을 나눠 갖기 위한 목적으로 유상감자를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지분 매각 차익과 별개로 유상감자 대금으로도 꽤 쏠쏠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유진기업과 파인트리가 유상감자와 관련해 사전 교감을 형성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동양은 지난해 동양시멘트 지분 54.86% 7940억 원에 매각한 뒤 회생채무를 변제하는데 매각 대금 3000억 원을 사용했다. 시장에서는 회생채무를 변제하고 남은 5000억 원이 ㈜동양 내부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매각 대금을 노리고 ㈜동양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곳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시멘트 매각이 성사되자마자 유진기업과 파인트리는 제각각 장내에서 ㈜동양 지분을 매집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동양 적대적 M&A가 시작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유진기업과 파인트리는 단순 투자였던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특수관계인들을 통해 ㈜동양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난 삼표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삼표가 자신들이 낸 동양시멘트 매각을 받은 ㈜동양이 제 3자에게 넘어가는것을 막기 파인트리와 연대를 모색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한 까닭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삼표와 파인트리의 동맹이 현실화된다면 ㈜동양의 동양시멘트 매각 대금 유출을 막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면서도 "파인트리가 그 어느곳과도 사전 교감을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동양 지분 매집과 유상감자 제안에 나섰다면 꽃놀이패를 쥔 형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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