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23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G5'의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면서 흥행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G5의 제품성에 높은 점수를 매기면서도 출고가격이 흥행 여부를 결정할 최고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하고 있어 LG전자의 결정이 주목된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한 올해 전략 스마트폰 모델인 'G5'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과 국내외 언론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MC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조준호 사장이 직접 공개한 G5는 스마트폰에 다른 디바이스를 장착할 수 있는 모듈 방식 (Modular Type)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채택해, 같은 날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7'보다 높은 관심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 새 전략 스마트폰 'G5'

시장의 기대 이상 반응에 고무된 LG전자 MC사업부는 현재 G5의 출시 시기와 출고가 산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랜만에 시장의 주목을 받는데 성공한 만큼 열기가 식기 전 제품 출시를 이어 자사 모델 중 역대 최고 판매량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선 LG전자가 당초 예정했던 출시 시기를 앞당겨 다음달 안에 G5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을 다음달 11일 출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LG전자가 이번 발표회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목되는 점은 LG전자가 결정할 G5의 출고가격이다. 좋은 제품이라도 출고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높을 경우 흥행 타격이 불가피한데다 LG전자가 과거 경쟁모델 대비 높은 출고가를 산정해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아 이번 G5 출고가 결정에 시장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G5 출고가격이 80만 원을 넘게 될 경우 시장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의 출고가격을 70만 원 후반대로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6를 85만 8000원에 출시한 뒤 경쟁사인 애플과 LG전자가 지난해 가을 새 제품을 내놓자 출고가격을 77만 9900원으로 조정했다. 이어 하반기 전략 모델인 '갤럭시노트5'의 출고가도 역대 최저인 89만 9800원으로 결정하는 등 가격 공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갤럭시S7의 출고가격 역시 80만 원을 넘지 않을 것이란 게 전자업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LG전자가 G5의 출고가격을 갤럭시S7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G4를 82만 5000원에 첫 출시한 후 흥행 부진으로 8월 69만 9600원, 올 1월 59만 9500원으로 두 번 하향 조정한 전례가 있다. 하반기 출시한 전략 모델 V10 역시 높은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경쟁모델을 의식해 출고가격을 79만 9700원으로 결정했다.

V10 출시 당시 LG전자 관계자는 "가격 산정에 매우 많은 고민을 했다"며 출고가 산정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제품 개발비와 제조원가, 수익성 등을 종합 검토하면 더 높은 출고가를 받아야 하나 브랜드파워와 시장 경쟁력 등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 높은 출고가를 책정할 수 없었다는 고민이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이번에도 같은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G5가 LG전자 MC사업부가 내놓은 스마트폰 중 역대 최고의 주목을 받고 상황임에도 쾌재만 부를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선 뚜렷한 성장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은 플래그십 모델보다 중저가 보급형 기종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제조 기술과 부품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고급기종과 보급형 모델 사이의 체감성능 차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LG전자의 경우 중국업체들의 약진으로 인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과 브랜드파워를 많이 상실한 상태이다. 북미시장에서 간신히 3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 외에는 대부분의 해외시장에서 10위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번 G5의 출고가격을 자신 있게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G5가 당초 기대이상의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출고가격이 경쟁모델보다 높을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LG전자의 브랜드파워가 삼성전자와 애플에 현저하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LG전자 MC사업부의 현실을 감안하면 생존이 우선이기에 G5의 출고가를 적절히 결정해 높은 판매량을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LG전자가 G5 출고가격에 욕심을 내지 않고 80만 원 이하로 결정한다면 올해 1000만 대 이상의 판매를 올려 G시리즈 역대 최고 판매량을 경신할 수 있겠으나, 시장 기대 이상의 높은 출고가를 고집한다면 높은 제품성에도 불구하고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