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명가 미래에셋의 귀환…비결은 MP [2016 Korea Wealth Management Awards] 미래에셋자산운용, 올해의 주식형펀드 운용사
최은진 기자공개 2016-03-02 11:18:0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6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형펀드 명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몇 해간의 부침을 딛고 옛 명성을 되찾았다. 지난해 성과 기준 일반주식형, 배당주식형, 중소형주식형 등 모든 영역의 우수펀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저력을 다시 확인시켜줬다.'주식형펀드로 컸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식형펀드로 고꾸라졌다'는 운용업계 비아냥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비결은 모델포트폴리오(MP) 시스템 덕분이다. 펀드매니저 한 사람의 역량에 펀드가 움직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으로 기획됐고, 박현주 회장의 절대적 지지 속에 지난 2012년 도입해 이듬해 전사적으로 시행했다.
◇ 매니저 교체만으로 성과 회복 어려워…투자철학의 시스템화
미래에셋 MP 시스템은 유형별로 10가지의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고 모든 펀드가 10개 중 한 가지의 MP를 추종토록 의무화 한 것을 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모든 공모펀드는 추종 MP에 담긴 종목 70%를 복제해야 한다. 펀드매니저의 재량권은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니저의 판단 착오에 따른 손실 역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MP는 리서치부문 20여 명의 인력이 참여해 구성한다. 애널리스트들이 종목과 아이디어 등을 제시하면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비롯한 투자전략위원회 이사 4인이 최종 승인을 내린다. MP는 투자성향별, 섹터별 등 모두 10가지로 마련돼 있고, 각 MP 당 담긴 종목은 약 30~70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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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시스템을 기획하고 지원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이덕청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부문 대표는 MP시스템을 통해 미래에셋운용의 투자 스타일을 누구든 예측가능하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MP가 최고의 성과를 낸다고는 확신할 수 없지만 투자자에게 추상적일 수 있는 투자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며 "수익률이 안좋았을 때나 좋았을 때나 확실한 이유와 근거를 댈 수 있고, 향후 어떻게 운용해 나아갈지 역시 투자자들이 MP시스템을 통해 예측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MP시스템을 도입한 후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운용 스타일은 완전히 바뀌었다. 시시각각 바뀌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일일이 대응하는 잦은 매매가 사라졌다. MP를 기본적으로 70% 이상 깔아놨기 때문에 굳이 매매를 빈번하게 할 이유가 없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 매매회전률은 50% 미만에 불과하다.
불필요한 매매가 줄어드니 매매수수료가 줄었다. 또 펀드매니저들이 기업 탐방을 하거나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담당 펀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 대표는 "MP시스템 도입으로 마켓타이밍에 따른 매매를 하지 않게 됐고, 이는 불필요한 매매를 줄이는 배경이 됐다"며 "매니저들 입장에서는 회사 자체적으로 만들어 놓은 MP를 기본으로 70% 가량 깔아놨기 때문에 정보 선택의 기준이 달라져 조급하지 않게 1년, 3년 이후의 변화를 예측하고 투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MP에는 트렌드 뷰가 녹아 있어야…헬스케어·컨슈머·미디어 주목
미래에셋 MP시스템에는 장기트렌드가 녹아있다. 각 MP 유형 스타일마다 각기 다른 종목이 담겨 있기는 하나 하우스 뷰는 일원화 시켜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는 단순히 시장 흐름만 보는 것이 아닌 글로벌 경제, 사회적 추이를 함께 분석한다.
이 대표는 "장기 트렌드로 확신이 드는 업종이 있다면 그걸 배제하고 MP를 구성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MP는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되는 업종에 힘을 실어주고 아닌 종목은 과감히 배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하우스 뷰는 컨슈머·헬스케어·미디어·신기술업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저금리·저성장, 고령화 시대 떠오를만한 산업으로 컨슈머와 헬스케어, 미디어 등 가벼운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신기술업종은 3D컴퓨터와 같이 기술 혁신적인 업종을 의미한다. 반면 자본집약적 중후장대(重厚長大) 기업들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물건을 찍어내는 산업은 누군가 빨리 쫓아올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물건을 찍기보다는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 업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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