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1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투자증권의 정규직 PB들이 흔들리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해 말부터 노동조합을 탈퇴하는 등 회사에 대한 불만을 조용히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 WM사업이 흑자를 거두며 미소짓고 있는 회사와는 사뭇 대조적이다.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전 직원 투표를 통해 저성과자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내용을 취업규칙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PB가 직접 선택한 급여제도를 기준으로 성과 평가가 이뤄진다. 기준에 못미치는 성과를 낸 PB들은 단계별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거쳐야 한다.
불만의 포인트는 '투표 과정'에 있었다. 취업규칙 적용대상이 정규직 PB인데 반해 투표는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투표 안건도 비정규직의 복리후생비 지급 등 여러가지가 동시에 상정됐기 때문에 취업규칙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다는 주장이다.
한 정규직 PB는 "정규직 PB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져도 애초에 통과될 수 밖에 없는 투표였다"며 "회사에서 정규직 PB들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도 안했다고 여겨지자 노조를 탈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점 직원들을 주축으로 개설된 IBK투자증권의 노조는 현재 40여명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기자가 만난 많은 PB들은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해고가 가능해졌다는 충격보다는 회사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자신들의 목숨줄을 이해관계가 없는 부서에서 쥐고 흔들었다는 생각, 그것을 회사에서 방조했다는 피해의식을 내비쳤다. 우연의 일치였는지, 이 같은 합의를 이끈 전임 위원장이 현업부서에 복귀하게 된 점도 억울함을 키웠다.
IBK투자증권 WM사업부문은 지난해 총 3억 원의 흑자를 냈다. 2008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생긴 경사다. 신성호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 외에도 꿋꿋이 믿고 따라준 PB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회사에서 아무리 좋은 밥상을 차린다 한들 PB들이 소화하지 못했다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일이다.
지난해 성공의 첫 발을 내딛은 WM사업부문은 올해 본격적인 도약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날개가 되어줄 유능한 PB들을 지난해부터 정규직으로 영입해왔다고 한다. IBK투자증권이 그 청사진을 이루려면 부러진 날개들을 먼저 달래고 치유하는 일이 시급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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