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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컴, 결국 상장폐지되나 전액 자본잠식·감사의견 거절..상장폐지 사유발생

박제언 기자공개 2016-03-24 08:29:19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3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성 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 플렉스컴이 상장폐지 벼랑 끝으로 몰렸다. 수년전부터 실적이 악화된 플렉스컴은 작년부터 은행권 대출을 갚지 못하는 등 재무적으로 악화되고 있었다. 결국 감사 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플렉스컴은 자본전액잠식과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오는 30일까지 자본전액잠식을 해소한 후 감사보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감사의견 거절 등에 대한 사유를 해소하면 주식시장 퇴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플렉스컴의 2015회계연도 회계감사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진행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플렉스컴의 재고자산을 크게 문제삼았으며 계속기업으로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플렉스컴 감사보고서를 통해 "플렉스컴 연결재무상태표에 계상된 재고자산 849억 원 중 플렉스컴 베트남법인(FLEXCOM VINA CO., LTD.)의 재고자산의 수량과 순실현가능가치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베트남법인에 쌓여있는 재고자산을 판매 가능성이 낮은 악성 재고자산으로 판단한 셈이다.

삼일회계법인은 플렉스컴의 유형자산에도 의문점을 나타냈다. 삼일회계법인은 "작년말 현재 플렉스컴의 연결재무상태표에 계상된 유형자산 1277억 원의 회수가능액이 중요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감사보고서에 기재했다.

무엇보다 삼일회계법인은 플렉스컴을 계속기업으로서도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플렉스컴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547억 원, 당기순손실 829억 원이 발생했다. 전년 영업손실 473억 원, 당기순손실 467억 원 보다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현금화 시킬 수 있는 유동자산보다 단기차입금 등 유동부채가 더 크다. 빚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회사의 총 자산 보다 총 부채가 84억 원이나 많다.

플렉스컴은 은행권에서 빌린 돈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까지 장·단기차입금 521억 원에 대해 해당 금융기관으로부터 기한이익 상실 및 대출원리금 연체사실을 통보받은 상황이다.

플렉스컴은 연성 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로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다.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제조공장을 베트남에 설립했을 당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공장을 지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부터 실적이 꺽이며 적자가 쌓이며 회사가 기울기 시작했다.

하경태 플렉스컴 대표는 플렉스컴을 결국 팔기로 결정했고 매각시 유상증자로 플렉스컴의 자금난을 해결해줄 수 있는 인수희망자를 원했다. 하지만 플렉스컴을 인수하기로 한 박동혁 경영지배인(어울림그룹 전 대표)는 플렉스컴의 자본을 확충시켜주지 못했다.

단지 하경태 대표가 개인적으로 진 빚을 떠안는 조건으로 플렉스컴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후 박동혁 경영지배인은 은행과 채권단을 직접 만나며 상환 연장을 설득하러 다녔지만 채무금액이 크고 플렉스컴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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