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30일 12: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기업이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는 조항에 발목이 잡혀 ㈜동양 경영 참여에 실패했다. 동양그룹 사태 당시 출자전환을 통해 ㈜동양 지분을 취득한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돌리는 데 실패한 것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다.

30일 서울 종로구 YMCA회관에서 열린 ㈜동양 주주총회에서 유진기업이 제안한 이사회 의석수 확대(10석→15석)는 부결됐다. 56.21%의 의결권을 확보한 유진기업은 전체 발행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의 의결권을 얻어야 한다는 특별결의 조항은 충족시켰지만, 참석 주주의 3분의 2(66.6%)가 해당 안건에 동의해야 한다는 조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사회 의석 수 확대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유진기업이 제안한 자사 측 이사 선임 안건은 자동으로 폐기됐다. 이로써 유진기업의 ㈜동양 이사회 참여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유진기업은 최근 들어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주주간 계약을 체결, 20.04%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단일 주주로서는 가장 많은 의결권을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 29일 동양레저가 보유한 3.03%의 지분까지 매입하면서 지분을 23%대로 끌어올렸다.

이와 동시에 위임장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유진기업은 자사 임직원뿐 아니라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의 직원들까지 총동원, 위임장 확보에 나섰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추가로 위임받은 의결권이 30%가 넘은 것으로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유진기업이 자신들이 제안한 안건을 가결시키기에는 10%포인트 이상의 의결권이 부족했다. 상당수 소액주주들이 ㈜동양의 사세에 비해 이사회 의석이 15명이나 된다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진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소액주주 다수는 동양그룹 사태 당시 출자전환을 통해 ㈜동양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들 주주는 ㈜동양이 막 법정관리를 졸업해 정상화되려는 시점에 추가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이 있는 이사회 의석 확대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 주주는 "유진기업이 정녕 ㈜동양을 인수하거나 경영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정식으로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하라"면서 "33% 이상의 지분을 장내 취득해 정당하게 경영에 참여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