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남미 매출 8년만에 '최저' 25.6% 감소 2011년 절반 수준, 브라질 경제악화 등 영향
김경태 기자공개 2016-04-05 08:09:33
이 기사는 2016년 03월 31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중남미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의 경제가 악화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H&A사업부는 중남미에서 매년 20%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불투명해 올해 내로 반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중남미에서 전년보다 25.6% 감소한 4조29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과 비교하면 무려 41.9%가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LG전자가 중남미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것은 브라질에서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브라질법인(LGEBR: LG Electronics do Brasil Ltda)은 2014년까지 매년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는 전년보다 39.7% 감소한 2조2769억 원의 매출을 거두는데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는데, 마이너스(-) 1477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손실로 인해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브라질법인의 부채비율은 2014년 313.2%였지만, 지난해는 527.8%를 나타냈다.
브라질 외에 멕시코에서도 성장이 정체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LG전자의 멕시코법인(LGEMS: LG Electronics Mexico S.A. DE C.V.)은 2012년에 474억 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지난해에 전년보다 2.7% 줄어든 1조536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당기순이익은 94.9% 쪼그라든 단 5억6800만 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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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9월 중남미에서 연평균 20%의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중남미 지역은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도 중남미에서 힘겨운 싸움을 전개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남미 GDP의 45%를 차지하는 브라질의 상황이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현재 브라질은 경제위기와 맞물려 정치, 사회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불거진 지우마 호세프(Dilma Vana Rousseff) 대통령 탄핵 정국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호세프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노동자당(PT)의 최대 연정 파트너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은 이번달 29일 연정 탈퇴를 결정했다. 13년간 PT의 연정 파트너였던 PMDB의 연정 탈퇴로 7개 부처 장관과 정부 산하기관 및 공기업 고위직 600여 명이 한꺼번에 물러났다. 이에 따라 호세프 대통령은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일정까지 취소하며 정부 기능 마비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현지 상황은 LG전자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LG전자는 2011년부터 상파울루주 파울리니아(Paulinia)에 1억 달러를 투입해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당시 LG전자는 공장 건설을 통해 남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브라질 현지 상황 악화로 인해 LG전자는 공장 건설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건립 계획이 잠정 보류됐고,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브라질 외 주요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최근 국제 원유 값 하락으로 인해 재정 수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은 올해 1월 국가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멕시코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최근 멕시코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5∼3.5%에서 2∼3%로 낮췄다. 이 같은 중남미 국가들의 부진은 앞으로 LG전자가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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