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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컴, 우회상장 7년만에 퇴출 2013년 매출 5200억 우량기업..전액자본잠식으로 상폐

박제언 기자공개 2016-04-01 08:34:03

이 기사는 2016년 03월 31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플렉스컴이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지 7년만이다.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연매출 5200억 원을 달성하던 우량 기업이었으나 경영진의 잘못된 투자 등으로 몰락하게 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플렉스컴은 오는 1일부터 7거래일 동안 정리매매를 거쳐 오는 12일 최종 상장폐지된다.

플렉스컴은 자본전액잠식을 해소했다는 자료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지 못했다. 감사 회계법인이었던 삼일회계법인이 날인한 자본전액잠식을 해소했다고 작성한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못했다.

플렉스컴은 지난 22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감사의견은 거절이었고 자본전액잠식도 드러났다. 이같은 이유로 한국거래소는 플렉스컴의 주식시장 퇴출을 예고했다. 만약 지난 30일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했다는 감사보고서를 다시 제출하면 한국거래소에서는 즉시 상장폐지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 때문에 플렉스컴은 감사보고서 제출 이후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지난 28~29일 두 차례 걸쳐 어보브반도체와 희성전자 등 협력사이자 채권자 등 12곳을 대상으로 출자전환도 진행했다. 증자 규모만 총 80억 7900만 원 규모로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당장 출자전환으로 자본잠식이 해소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손익을 따진 후 재무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렉스컴은 무엇보다 1월부터 3월까지의 회계법인을 거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플렉스컴은 휴대전화에 장착되는 연성 인쇄회로기판(FPCB) 제조회사다. 2009년 초 코스닥 상장사 굿센을 통해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로 지난 2013년 매출액 5238억 원·영업이익 242억 원을 기록하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로부터 받는 주문량과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며 실적이 악화됐다.

플렉스컴은 제품으로 벌어들이는 돈 보다 제품을 만드는 데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며 적자액이 커져갔다. 베트남 공장을 돌리는데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갚는데도 수십억이 소요됐다. 최근에는 돈이 없어 이자를 내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하경태 플렉스컴 전 대표는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박동혁 현 대표에게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지난 1월13일 체결했다. 하 전 대표가 플렉스컴에 개인적으로 갚아야 할 돈을 박동혁 대표가 대신 갚는 조건 등이 플렉스컴 M&A 계약의 핵심이다.

박동혁 어울림그룹 전 대표는 플렉스컴의 상장폐지가 정해진 날 플렉스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어울림네트웍스에 이어 또다시 플렉스컴으로 상장폐지를 경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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