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제2의 후'를 찾아라 [K뷰티 글로벌 리포트]한방화장품 성장 주춤, '숨37' 대륙 공략 '프리미엄 시장' 노크
이호정 기자공개 2016-04-18 09:01:0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1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2의 후'를 찾아라. 대륙에서 고급 한방 화장품 '후' 돌풍을 일으킨 LG생활건강이 차세대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에서 후의 인기가 여전하지만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LG생활건강은 중국 내 입지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으로 발을 뻗쳐왔다. 다만 특정브랜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함께 전 세계 20개국에서 운영 중인 매장의 쏠림 현상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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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반 연평균 42.3% 성장
LG생활건강은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765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8.2% 증가한 수치다. 본격적으로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2011년에 비해 매출이 257.6% 불어났다.
지역별 매출은 중국이 지난해 2934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2086억 원, 기타아시아 1624억 원, 북미 637억 원, 기타 230억 원, 유럽이 142억 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2011년과 비교해 북미 453.8%, 중국 233.4%, 일본과 기타 아시아 131.9%, 기타 87%, 유럽 16.4%씩 증가했다.
외형 확장을 이처럼 단기간 일궈낸 원동력은 중국을 거점으로 한 꾸준한 지역 다변화 전략이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도 주효했다. LG생활건강은 2015년 기준 2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역별로 마케팅 포인트와 주력 브랜드가 각각 다르다.
중국에서는 고급 한방화장품 후를 내세워 VIP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알리바바티몰과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더페이스샵 저변 확대를 추진 중이다.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또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 다양한 브랜드 출시와 함께 한류스타를 이용한 TV광고와 차별화된 CRM(고객관계관리)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일본에서는 현지 유통업체와 MOU를 바탕으로 가격우위 정책을, 북미·유럽·중동의 경우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제품 차별화를 각각 선보였다. 최근 5년간 로레알, 유니레버,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LG생활건강이 연평균 42.3%의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던 비결로 분석된다.
◇'후' 등에 업고 폭풍 성장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은 1994년 중국 항저우에 합작법인을 설립, 이듬해부터 '드봉' 브랜드를 공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내 17개 영업소를 열고, 백화점과 전문점 등 오프라인에 이어 티몰, JD닷컴 등 온라인까지 판로를 넓혔다.
LG생활건강은 그러나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색조와 기능성 제품의 라인업이 취약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궁중 한방화장품 후를 선보이기 전까지 중국의 평균 매출이 500억 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후를 선보인 이후부터 사세가 크게 확장됐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평균 매출은 1418억 원으로 이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한류열풍이 불면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글로벌 브랜드와 견주어 손색이 없는 제품력이 인정을 받으면서 매출이 늘었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중국에서 429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성과는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로 손을 뻗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최근 들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결과로 풀이된다"며 "앞으로 신규 브랜드 출시와 현지 채널 다각화 등을 통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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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37' 중국 공략 속도, 지역 쏠림 해소 과제
업계는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이 2020년 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를 비롯한 고가브랜드 라인업 확충으로 매출 증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매출 증가는 대부분 중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과 맞물려 발효화장품인 '숨37' 등 신규 브랜드 진출을 검토 중이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지난해까지 신생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며 "중장기간 후속 브랜드 출시 노력과 맞물려 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LG생활건강이 다른 고가 브랜드 제품을 중국에 출시하면 현재 2% 수준의 시장 점유율이 2020년까지 5%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LG생활건강의 매출과 매장이 특정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2015년 기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에 전체 매장의 81%인 1062개가 몰려 있다. 매출 비중은 전체의 86%에 달한다.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도 과제다. 후를 비롯해 빌리프, 오휘 등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중국, 대만, 베트남, 미국, 영국 등에 매장을 열거나,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비 핵심지역에는 로드샵인 더페이스샵이 들어가 있다. 더페이스샵이 LG생활건강의 해외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브랜드간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차이나버블'이 빠진 뒤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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