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주춤' 풍산, 잃어버린 신뢰 회복할까 지난해 수요예측 후 회사채 발행 취소 트라우마…계열사 지원 부담 상존
김병윤 기자공개 2016-04-14 09:27:47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2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이 올해 첫 회사채로 시장성 조달의 포문을 연다. 지난해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 후 발행 취소, 4개월 후 조달 재개 등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어 이번 딜의 결과에 더욱 주목된다.풍산은 지난해 4월 3년물 1000억 원 어치 발행하려다 실적 악회로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까지 마친 상태였다. 풍산은 약 4개월 뒤 회사채 발행에 재차 나섰다. 지난해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시 투자자 모집에는 성공했지만 시장 신뢰를 상당부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도 불신의 여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열사 지원 부담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소.
지난해 류진 풍산 회장이 직접 나서 미국 자회사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풍산이 미국 자회사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어 이마저도 진정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외 계열 지원 부담이 여전히 내재해 있는 것
◇실적 '주춤'…시장 신뢰 회복 영향은
풍산은 오는 25일 3년물 800억 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지난해에 이어 SK증권이 맡았다.
풍산은 지난해 8월 3년물 1000억 원 어치 발행했었다. 당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1600억 원이 몰렸다. 견조한 수요예측 결과는 지난해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효과로 풀이된다. 풍산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40억 원, 3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104% 증가했다.
당초 풍산은 지난해 4월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1% 급감했고, 50억 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악화되자 발행에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상 1분기 실적 부진을 명시할 것을 요구한 것. 결국 풍산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결국 발행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4월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때 경쟁률은 2.6대 1이었다.
지난해 풍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408억 원, 11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12.2% 감소했다. 지난해 국제원자재가격 하락과 국내외 수요 부진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됐기 때문. 최근 실적이 다소 둔화된 점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부담이 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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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붓기' 계열 지원 정말 끊을까
계열사 지원 여부도 회사채 발행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풍산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자회사 PMX에 매년 2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 규모는 두 배 늘어난 4000만 달러였다. 지난해 5월 류진 풍산 회장은 미국 자회사 PMX에 4000만 달러 유상증자 참여를 끝으로 더이상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원 여지는 남아있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풍산은 지난해 말 기준 PMX 차입금에 대해 1207억 원(자기자본 대비 10,2%)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자금지원 가능성이 내재돼 있어 계열 지원부담은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외 자회사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해 초 풍산은 PMX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놨었다. 2013년 대비 매출액이 10% 가량 늘었고 순이익도 거의 손익분기점(break even point)에 도달헸다는 것.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PMX 경우 지난해 174억 57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풍산 당기순이익의 22.3%에 달한다. PMX는 2014년에도 138억 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PMX 외에도 Poongsan America를 제외한 해외 종속기업들 모두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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