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 캄보디아 '부영크메르' 대규모 출자전환 300억대 대여금 출자 지분율 97.5% 로, 이중근 회장 지분 대폭 축소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4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주택이 캄보디아 현지 법인 부영크메르(BOOYOUNG KHMER)에 거액의 자금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지난해말 대여금 출자전환 방식으로 부영크메르 법인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했다. 출자 전 보유 지분액이 35억 원에서 증자 후 356억 원까지 늘었다는 점을 보면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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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주택은 이를 통해 10%에 그쳤던 부영크메르 법인 지분율을 97.75%까지 늘렸다. 반면 9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이중근 회장의 몫은 2.25%까지 축소됐다. 이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였지만 부영주택이 단독으로 자금 지원을 실시하면서 이뤄진 변화다.
부영크메르는 부영그룹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외곽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목적으로 2005년 설립한 법인이다. 2013년까지 1만 가구 공급을 1차 목표로 삼았지만 사업은 현재까지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된 탓이다.
부영크메르는 부영주택으로부터 2500억 원대 자금을 대여해 부지를 사들였지만 사업 지연으로 부실이 심화됐다. 손실 누적으로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자본잠식까지 빠졌다. 2014년 말 기준 부영크메르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82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대규모 자금 지원 덕분에 부영크메르는 자본잠식에서 단번에 벗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부영크메르의 자산총계는 3945억 원, 부채는 3313억 원으로 633억 원대 자본총계를 기록했다. 이 기간 234억 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한데다 대여금 출자전환으로 대규모 부채가산에 유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다만 또 다른 캄보디아 법인 부영크메르2는 여전히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곳에 대한 자금 지원은 별도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영크메르2는 자산총계 3078억 원, 부채총계 4648억 원으로 -1570억 원대 자본총계를 기록했다. 지난해 363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자본잠식 규모가 그만큼 더 늘었다.
부영크메르2는 부영크메르와 동일한 캄보디아 프놈펜 현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된 곳이다. 이 회장이 지분 90%, 부영주택이 나머지 10%를 보유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같은 사업을 목적으로 이처럼 지분율도 똑같은 법인 2개를 설립하는 특이한 행보를 보였다. 사업 자금은 부영주택이 부영크메르에 대여했고, 부영크메르는 이를 다시 부영크메르2에 지원했다.
결국 부영크메르가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부영크메르2가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부영주택에서 부영크메르로 대여된 자금이 전액 부영크메르2로 넘어가 있는 상태인 만큼 사업비 회수를 위해서는 부영크메르2 역시 동반 정상화가 시급하다. 부영주택이 부영크메르2에 대해서도 올해 같은 방식의 자금 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부영크메르가 보유한 토지 가치가 최근 상승하고 있어긍정적인 상태"라며 "또 사업을 추진하면 개발이익 환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