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NH-CA운용, 성장이냐 정체냐 [자산운용사 경영분석]계열사 지원으로 몸집 키워…펀드보수 하락으로 성장세 주춤
이상균 기자공개 2016-04-21 10:13:56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9일 09: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존재감 없던 NH-CA자산운용이 과거에 비해 분명 나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계열사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긴 하지만 회사 규모는 이제 업계 10위권 진입을 내다볼 만큼 성장했다. 이중에서도 펀드보수의 급증이 실적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최근 2년간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더 이상 계열사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순위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NH-CA자산운용의 색깔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다.◇NH-CA운용, 올셋펀드 통해 대박...계열사 힘입어 10위권 성장
최근 5년간 NH-CA자산운용의 덩치는 두 배 이상 커졌다. 영업수익은 2011년 156억 원에서 지난해 321억 원이 됐다. 2013년까지만 해도 200억 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2014년 단번에 293억 원으로 1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수익 기준으로 업계 순위도 20위(2011년)에서 지난해 1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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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비결은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있다. NH-CA자산운용의 올셋(Allset) 펀드는 NH투자증권과 NH농협은행 등 그룹 계열사가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펀드 종류는 인덱스, 중소형, 실버에이지, 아문디인도, 아문디유럽, 스마트베타 등 20개에 달한다. 각 펀드의 판매사 중 NH농협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90%에 육박할 정도다. NH투자증권과 NH농협은행은 지난 한 해 동안 추천상품에 올셋펀드를 꾸준히 올리며 판매를 독려했다.
계열사 지원은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올셋펀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집합투자기구(펀드) 보수는 2011년 114억 원에서 지난해 234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지난해 NH-CA자산운용의 주요 펀드 판매사 비중은 NH농협은행이 34%로 가장 높고 이어 NH투자증권 12%, NH농협선물 6% 등이다. 계열사 비중이 52%에 달한다. 이들 계열사를 제외하면 판매 비중이 10%를 넘는 곳은 신한금융투자(16%) 뿐이다.
◇펀드보수 하락→영업이익 감소...2년 연속 정체 국면
NH-CA자산운용은 갈림길에 서 있다는 지적이다. 계열사의 지원으로 회사 규모를 키우긴 했지만 지난해 실적은 2014년과 비교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이다. 영업수익은 30억 원 가량 늘었지만 업계 순위는 여전히 13위에 머물러 있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17억 원 줄어들며 13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펀드보수 순위도 그대로 13위다.
주요수익원인 펀드보수가 하락했다. 지난해 NH-CA자산운용의 운용보수율은 주식형의 경우 36bp로 2014년 44bp에 비해 8bp 낮아졌다. 수치상으로는 얼마 안돼 보이지만 비율로 따지면 18.1%가 낮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채권형은 12bp에서 9bp, 혼합주식형은 48bp에서 43bp로 하락했다. 유일하게 혼합채권형이 15bp에서 16bp로 올랐지만 의미부여가 힘들 정도로 상승 폭이 미미하다.
나머지 사업에서는 펀드 보수의 하락을 메울 만한 수익이 나오지 않았다. 투자자문 수익은 2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1년 4억 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그나마 투자일임업에서 전년대비 20억 원이 늘어난 72억 원을 벌어들였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대부분 자산운용사의 투자일임 수익이 늘어나면서 NH-CA자산운용의 순위는 22위에서 21위로 한 계단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기관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인 투자일임업은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낮은 분야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NH-CA자산운용의 업계 위상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며 "NH-CA자산운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데 자신만의 색깔을 정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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