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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등급강등 위기 속 '초강수' 모 아니면 도? 역대 최대 회사채 발행 예고…8000억 증액 가능성에 첫 10년물 도전까지

김진희 기자공개 2016-04-20 14:34:21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9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AA+)이 신용등급 하락 위기 속에서도 단일 조달 기준 역대 최대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중에서 설립 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10년 짜리 장기물 도 포함돼 있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 할 만하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본평가에서 장단기적으로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고 한국기업평가는 한술 더 떠 하향검토대상에 등재했다. 롯데케미칼은 이에 굴하지 않고 10년물 1000억 원을 포함해 6000억원의 채권을 공모하기로 했다. 경우에 따라 8000억 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6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공급량 부담 등으로 수요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7년물 수요예측에서 미배정이 발생했을 때보다 상황이 나아진 게 전혀 없다는 점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삼성 빅딜 인수대금 조달·미국 프로젝트 중단기 투자 부담↑

롯데케미칼은 오는 28일 6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추진 초기만해도 시장 수급을 어느정도 감안해 단기물 중심으로 구조를 짜는 분위기였다. 2년물 1000억 원, 3년물 2000억 원, 5년물 2000억 원으로 태핑이 이뤄졌다. 그러나 증권신고서 발행 시점에서 10년물 1000억 원을 추가했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 민평금리에 2년물은 -15~+5bp, 3년물 -13~+7bp, 5년물과 10년물은 모두 -10~+10bp 수준으로 제시했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 대우증권, KB투자증권이다. 수요예측은 21일 실시한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SDI케미칼 지분 인수에 사용할 예정이다. 인수대금은 2조 3265억 원이다. 부족한 자금은 내부 보유 현금을 사용한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 9422억 원이다.

롯데케미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 빅딜과 2018년까지 진행되는 미국 에탄분해설비(ECC) 프로젝트 등 중단기 투자로 재무부담이 증가했다. 2017년까지 외부자금 조달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ECC 프로젝트와 EG 설비투자 비용은 약 3조 4000억 원이다. 설비투자로 인한 상업생산은 2019년부터 회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미국 프로젝트의 본격화와 SDI 케미칼 인수 완료까지 대규모 자금이 소요돼 순차입금/EBITDA는 0.5배를 웃돌고 총차입금의존도는 25~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에틸렌 마진의 기록적인 상승으로 13.8%의 영업이익률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경기에 민감한 석유사업의 특성상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위험 우려가 상존한다. 특히 수출 물량 중 50%를 소화하는 최대 수요처 중국이 2017년부터 자급 물량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돼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

◇10년물 수요예측 결과 관심…지난해 7년물 미배정

최근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재차 확인된 상황에서 10년물 발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15일 본평가에서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다시 등재했다.지난해 10월에 이은 조치다.

회사채 발행을 코앞에 두고 나온 평가결과에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2·3·5년의 단기물을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붙였다. 등급 하락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하는 원인으로 신용평가사들은 기존 투자 프로젝트에 삼성 빅딜이 더해져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점을 지적했다.

장기물 미배정 실패의 전조는 이미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7년물 회사채 1000억 원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900억 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롯데케미칼 측은 10년물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있다고 파악하고 이번 회사채 만기구조를 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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