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生, 전관예우 '최고'…6.7억 퇴직보상 [지배구조 분석]사장직서 물러난 손병옥 회장 수령 관측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6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퇴직자에게 최고 6억 7000만 원에 달하는 두둑한 퇴직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26일 더벨이 37개 생명·손해보험사(생보사 25곳, 손보사 12곳)의 2015 회계연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영진 및 특정직원에 퇴직보상을 지급한 보험사는 푸르덴셜생명과 흥국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라이나생명, 메리츠화재 등 5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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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보상은 근로기준법상 법정퇴직금을 제외하고 특별히 지급한 보상을 뜻한다. 다른 보험사들도 지난해 사임한 경영진에게 퇴직금을 지급했으나 특별히 보상을 추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퇴직보상액이 '0원'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사임한 임원 2명에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이외에 총 8억 1000만 원 규모의 퇴직보상을 지급했다. 특히 임원 한 명은 6억 7000만 원을 받아 지난해 퇴직보상을 받은 임원 19명 중 가장 많은 보상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4개 보험사는 푸르덴셜생명만큼 후하지는 못했다. 푸르덴셜생명 다음으로 퇴직보상액을 많이 지급한 메리츠화재도 사임한 경영진 5명에게 총 7억 7000만 원을 나눠서 지급했다. 한 사람에게 지급한 최고액도 2억 1000만 원 수준이었다.
흥국생명도 6명의 임원들에게 총 7억 원의 퇴직보상을 나눠 지급했다. 최고액 수령자는 2억 원을 받았다. 메트라이프생명과 라이나생명은 퇴직보상 최고액 수령자에게 각각 1억 원과 5000만 원을 지급하는데 그쳤다.
보험업계에서도 푸르덴셜생명의 퇴직보상 규모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푸르덴셜생명이 지난 2014년에도 퇴직한 임원에게 3억 2000만 원의 퇴직보상을 지급하는 등 원래 보상이 후한 편이기는 했다. 그러나 지난해 퇴직보상액은 예년의 2배 이상일 뿐 아니라 지난해 경영 성과가 좋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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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259억 원을 기록해 2014년 1856억 원 대비 32.17% 감소했다. 건전성을 의미하는 지급여력(RBC)비율도 2014년 말 391.77%에서 지난해 말 280.87%로 110.9%포인트 떨어졌다.
이런 배경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고액의 퇴직보상을 받은 전직 임원이 푸르덴셜생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 지난해 4월 대표이사(CEO) 직위에서 물러난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회장이 고액의 퇴직보상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4월 대표이사 사장직을 사임했으나 사내이사직은 유지했다. 또 푸르덴셜국제금융그룹은 손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즉시 한국 푸르덴셜생명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이라는 지금의 직책도 부여했다. 이 시점에서 손 회장이 '퇴직'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금융사의 퇴직보상은 일률적 규정 없이 각 회사의 내규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푸르덴셜생명이 내규에 따라 대표이사 사임을 퇴직이라고 판단하면 퇴직보상을 지급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퇴직자에 대한 퇴직보상은 금융사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인 규정이 없다"며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면서 대표이사직에서만 퇴임하는 경우에도 회사 내규에 따라서 퇴직보상을 지급했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 라이나, 메트라이프 등 외국계 보험사가 퇴직보상을 후하게 지급하는 편이지만 6억 7000만 원은 과한 수준"이라며 "그나마 회사에 공헌을 많이 했던 손 회장에게 지급했다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나 다른 임원에게 이만한 보상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원칙상 누가 퇴직보상을 받았는지 공개하기 어렵다"며 "다만 손 회장이 지난해 4월 이후에도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퇴직보상 지급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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