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전야 조선업계, 채권시장 복귀 멀어져 [기업 구조조정 파장]시장 신뢰 바닥, 증자·메자닌 선회 가능성
이길용 기자공개 2016-04-29 10:27:0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8일 06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해운업에 이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과 달리 조선업은 지난 해까지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모집하며 빅이슈어(Big Issuer)로서의 면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조선사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채권단 주도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A급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채권 발행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구조조정 주도권이 정부에게 넘어가 이들은 채권이 아닌 증자나 메자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조선사, 지난해 회사채 집중 발행...회사채 시장 충격
중후장대 산업의 대표격인 조선사들은 2010년 이후 회사채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2012년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1조 2000억 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 원의 대규모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2014년 조선사들의 신용등급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AA+(안정적), 대우조선해양은 AA-(안정적)로 우량한 수준이었다. 2014년 어닝쇼크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AA-까지 강등되고 대우조선해양이 A급으로 추락했다.
조선사들은 업황 바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등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1조 2050억 원의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5000억 원과 3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조선사들은 7월까지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하면서 2조 원가량의 자금을 채권 시장에서 끌어 모았다. 이후 8월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미청구공사를 손실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회사채 시장에 충격을 줬다. 채권단 관리가 이뤄지면서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신용등급이 A+로 강등됐으며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달려 등급 추가 하락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도 저하가 지속되면서 삼성중공업 회사채의 유통금리는 지난 18일 4%에 거래되기도 했다. 당시 개별 민평 금리보다 126bp 높은 수준이었다. 투자자들은 조선사에 투자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지속적인 손실로 불만이 상당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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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 구조조정 가속화로 채권시장 투심 최악..증자·메자닌 고민 필요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부처들은 지난 26일 '3차 기업구조조정협의체'를 열고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민감업종 구조조정은 조선과 해운에 집중한다. 조선업의 경우 정상기업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실시한다. 주채권은행이 자구계획을 징구하는 등 채권단 관리가 본격화된다.
구조조정 주도권이 정부 쪽으로 넘어가면서 조선사들의 채권시장 복귀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급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이론상 회사채 발행이 가능하지만 지난해 대우조선사태와 이번 구조조정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회사채 시장 복귀는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 규모가 큰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회사채 발행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악재가 겹쳐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선사들이 그 동안 회사채 만기를 장기화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은 적은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7450억 원이 만기도래하고 현대중공업은 2013년 발행한 3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가 유일하게 만기 도래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이 없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채권 시장 조달이 막힌 만큼 증자나 메자닌 등 주식을 활용하는 조달 수단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27일 종가는 11만 5000원과 1만 950원으로 액면가 5000원을 훨씬 웃돈다. 대주주가 자금을 출연하며 경영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경우 증자나 메자닌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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