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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적자' 삼성重, 빚내서 현금곳간 채웠다 외부 차입으로 현금 자산 1조 늘려..재무 안전판 포석

박창현 기자공개 2016-04-27 08:26:29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조 5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외부에서 돈을 빌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대비해 보수적인 자금 운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834억 원 어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3408억 원과 비교해 3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현금성 자산이나 다름없는 단기금융상품 보유액도 5522억 원에서 1조 1539억 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단기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 규모가 8930억 원에서 2조 1373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영업활동과 재무활동 과정에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됐다.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 등 받아야 할 채권액을 크게 줄이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실제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액 감소로 1조7000억 원의 현금 유입 효과가 발생했다. 다만 미청구공사 채권 회수 과정에서 1조 20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반영되면서 현금 유입 효과를 상쇄시켰다.

현금 곳간을 채웠던 자금은 실제적으로 외부에서 차입한 돈이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한 해 신규 장기 차입으로 1조 6342억 원을 확보했다. 전년도보다 1조 3000억 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수출입은행에서 제작금융 명목으로 7100업 원을 차입했고, 하나은행 등은 외화 환평형기금 5274억 원을 빌려줬다. 여기에 회사를 발행해 5000억 원도 조달했다.

삼성중공업은 확보한 자금 가운데 3245억 원은 단기 차입금을, 6530억 원은 만기 장기 차입금을 갚는데 썼다. 512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런 재무적 지출을 모두 제하더라도 1조 원이 넘는 현금이 고스란히 곳간에 쌓였다. 외부에서 빚을 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모양새다.

삼성중공업은 효율적 자금 운용을 위해 이 가운데 약 6000억 원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했다. 단기금융상품은 자금운용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1년 이하의 금융상품을 말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채권(RP), 어음관리구좌(CMA), 기업어음(CP), 초단기수익증권(MMF),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이 대표적인 금융상품들이다.

보수적 자금 운용은 불투명한 시황 영향이 크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조선업 업황 침체와 해양 플랜트 대규모 손실 여파로 1조 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 단기간 내 시장 턴어라운드가 힘들다고 판단, 유동성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재무 전략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조선사들의 미래 일감을 나타내는 수주 잔량은 작년 말 기준으로 2억 700만 톤에 머물렀다. 전년 대비 6% 감소한 수치다. 신규 수주량 역시 6850만 톤으로 16%나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 플랜트 수준 잔고 비중이 높아 다른 경쟁사들보다 보수적인 자금 운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양플랜트는 조선사 대규모 부실의 원흉이다. 공정 지연과 원가 상승으로 조선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사업 포트폴리오와 자금 수요 등을 감안해 현금보유액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풍부한 유동성은 추가 부실에 대한 재무적인 안전판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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