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28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두 자녀의 한진해운 주식 매각을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특히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단이 조사에 전격 착수하면서 미공개 정보 활용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섣불리 대응에 나섰다가는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 일가는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한진해운 주식 96만 7927주를 42억 8459만 원에 전량 처분했다. 최 회장이 6일부터 14일까지 37만 569주를 11억 7994만 원, 두 딸인 조유경 씨와 조유홍 씨가 각각 29만 8679주를 15억 5000만 원에 매각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문제는 최 회장 모녀의 주식매각이 마무리된 이틀 뒤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작년 3월 이후 잠잠했던 최 회장 측이 사전에 미공개 정보를 입수했고, 때문에 한진해운 주식을 급하게 처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시 최 회장 측은 "사전에 미공개 정보를 알았으면 한진해운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출금을 갚기 위해 처분했다"고 짧게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은 오히려 부메랑이 됐다. 의혹이 확산되면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조사에 들어갔다. 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최 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위법사실이 있다면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공개 정보 활용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최 회장 모녀는 2006년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한진해운을 비롯해 한진중공업,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상속받은 주식은 1600억 원 규모고, 이에 따른 상속세만 700억 원에 이른다.

상속세는 은행 대출을 받아 선납했다. 이후 대출상환을 위해 보유한 주식을 꾸준히 매각해 왔다. 문제가 된 한진해운 주식은 2014년 7월, 9월, 2015년 2월, 3월, 4월에 매각했다. 또 한진칼과 대한항공 우선주도 작년 4월과 7월 일부 처분했고, 지분공시를 하지 않은 메리츠종금증권 주식도 작년 5월 전량 매각했다.

최 회장 사정에 밝은 업계관계자는 "상속 당시 3만 6000원을 호가하던 한진해운의 주식이 최근 3100원 대로 떨어지면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그간 지급받은 보수와 배당도 대출상환에 거의 다 사용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롭게 매각타이밍이 꼬이면서 오해를 사고 있는 것일 뿐, 사전에 자율협약 사실을 알았더라면 절대 매각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운업계의 반응도 비슷하다. 최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만큼 누군가 충성심에 앞장서 매각을 추진했을 것이고, 시점이 이상하게 맞물리면서 의혹이 불거졌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때문에 최 회장 측이 억울하지만 여론의 후폭풍 등을 감안해 해명보다는 차라리 조사를 통해 진실규명을 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최은영 회장 등의 검찰 수사를 통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자본시장법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다 적발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손실액의 1∼3배에 달하는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특히 이익 또는 회피손실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가중처벌 조항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