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채권 ETF' 도입 초읽기…쟁점은 하반기 도입 예정…자산운용업계, "액티브 ETF 전면 도입해야"
강우석 기자공개 2016-05-02 13:47:4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8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한국거래소와 자산운용업계 간의 논의는 '액티브 채권 ETF'를 도입하는 것으로 잠정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참에 액티브 ETF를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로부터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올 들어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마련해 액티브 ETF 도입과 관련된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두 차례에 걸쳐 들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ETF를 상장한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거래소와 자산운용업계는 '액티브 채권 ETF'를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리밸런싱하는 ETF로,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고자 하는 콘셉트다. 기초지수를 오롯이 추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현재의 패시브 ETF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액티브 ETF 도입은 2011년 이후 한국거래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TF 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나날이 팽창하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정체돼있는 국내 ETF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ETF를 상장함으로써 각양각색인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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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채권형 ETF'는 액티브 ETF를 전면 도입하는 것의 전 단계로, 채권형 ETF 매니저에 한해서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을 말한다. 관련 법령 정비 및 시스템 개발 등 후속 절차가 상당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쯤은 되어야 상품 출시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정크본드까지는 어려울 것 같고, 투자적격등급(BBB+) 이상의 종목들 중에서 편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벤치마크 대비 0.5~1.0% 정도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게 액티브 채권형 ETF의 목표"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납입자산 구성내역(PDF·Portfolio Deposit File)의 공개 여부다. 관련 규정에 의하면 국내에 상장된 ETF는 포트폴리오 구성 내역을 매일 공시해야 한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게 상당한 부담이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꾸리느냐가 자사의 경쟁력이자 해당 펀드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채권형 ETF의 주 수익자인 기관투자가들이 세부 운용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꺼린다는 점도 운용사가 부담을 갖는 이유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채권형 ETF의 자산 대부분이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인데 이들은 종목이 공개되는 데 극도로 민감하다"며 "PDF가 전부 노출된다면 액티브 ETF가 전면 도입된다 하더라도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개를 한다면 매일할 것인지, 시차를 두고 할 것인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채권형 ETF를 얼마나 액티브하게 운용할 수 있는가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액티브한 정도에 버퍼를 둬 운용사마다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물론 이 경우에도 벤치마크를 어떤 걸로 삼는가 등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PDF 공개는 의무화하되 자산운용사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운용할 수 있도록, 액티브하게 운용하는 범위를 넓혀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거래소가 근시일 안에 ETF 상장 계획이 있는 운용사들에 개별적으로 연락했다고 들었다"며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자산운용업계, "이참에 액티브 ETF 전면 도입해야"
한국거래소는 액티브 ETF의 전면 도입은 액티브 채권 ETF가 시장에서 정착한 뒤에 고려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액티브 ETF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전략형이나 자산배분형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액티브 ETF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장기플랜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이참에 액티브 ETF를 전면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애매모호한 상품의 콘셉트로는 기관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차원에서다.
D자산운용사 관계자는 "PDF가 공개되는 액티브 채권 ETF를 매수하고자 하는 수익자는 흔치 않을 것"이라며 "보여주기 식으로 중간과정의 상품을 만들기 보다는 '액티브'라는 취지에 충실한 상품이 시장에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액티브 ETF가 도입되더라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지 않아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를 운용하고 있지만 종목수는 165~170개를 왔다갔다 한다"며 "많은 패시브 ETF들이 어느 정도 운용의 묘를 살리고 있는 만큼, 액티브 ETF가 상장되더라도 수익률을 일정 범위 내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패시브펀드의 수익률이 액티브펀드 수익률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시장 요구에 의해 상품이 출시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액티브 ETF 도입을 서두를 만한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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