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 1조 유증에도 A급 회복 '언감생심?' 대규모 자본확충에도 불신 여전 …삼성물산 등 잇단 손실, 업종 불확실성 가중
김시목 기자공개 2016-05-04 08:16:48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2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BB급 기업으로 전락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도 회복은 언제쯤 현실화할까. 업계에서는 1조 2000억 원 규모 자본 확충에도 불구 여전히 A급으로의 복귀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에도 부채비율이 여전히 500% 안팎에 머물고 있는 탓에 되레 추가 재무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프로젝트 손실 가능성 역시 사그라지지 않는 불씨다. 지난 2013년 어닝쇼크 이후 정상화를 외친 지 1년 만에 다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점도 시장의 불신을 키우는 대목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정기평가에 추가 손실 가능성, 신규 수주내역 등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 대규모 자금수혈 BBB '요지부동'…건설업, 해외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졌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연초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9000억 원까지 불렸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 역시 지난 2014년 수준인 500% 안팎으로 떨어뜨렸다. 상반기 3500억 원 규모 사옥매각을 완료할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의 재무구조는 한층 더 개선될 전망이다.
하지만 신용평가업계의 반응은 미묘한 차이긴하지만 뜨뜻미지근하긴 마찬가지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 NICE신용평가가 유증 이후 '하향검토대상(와치리스트)' 딱지를 떼고 '안정적' 등급전망(Credit Outlook)을 부여했지만, 한신평이 '하향검토대상'을 고수하고 있다. 신용등급은 모두 그대로 'BBB+'를 부여했다.
특히 한국신용평가는 자구계획 및 그룹의 지원의지는 상당 부분 드러났지만 추가 자구안 이행, 해외사업 추가 손실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자산매각 등 자구계획이 아직 진행 중에 있고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지난해 예정원가율 상승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발생시킨 현안 프로젝트들이 종결되지 않은 가운데 Luberef Yanbu 윤활기유 플랜트, Takreer RRE 유틸리티 기반시설 등의 과중한 미청구공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프로젝트 부실이 다시 터지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이어 1분기 또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한화건설 역시 2014년에 이어 지난해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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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새 어닝쇼크 2회...신평사 보수적 잣대 불가피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7조 600억 원, 영업이익 2280억 원, 수주 6조 원을 목표로 잡았다. 부실의 진원지인 저가수주 현장들이 대거 정리되면서 해외 프로젝트의 질적 개선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과거 수주했던 저가수주 프로젝트의 비중이 전체 수주잔고 중 8%대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 측 정상화 기대와는 별개로 신평사들은 향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업 불확실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대우조선해양 등 수주업종 기업들에 대한 잇단 뒷북평정으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강도높고 보수적인 평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건설업종에 대한 시장 불신의 원죄를 안고 있다. 지난 2013년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경영정상화를 부르짖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다시 조 단위 손실을 낸 것. 이 과정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정상화 시그널을 시장에 계속해 보냈다.
시장 관계자는 "건설업은 재무구조 개선 외 사업안정성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신용도 평가에 중요한 요인"이라며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업체들의 자신감과 확신에도 어닝쇼크를 냈기 때문에 이번 평정은 1분기 실적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 결과에 반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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