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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솔벤시2' 도입…보험사 자본 53조 증발 위기 [LAT제도 변경 영향 분석]①빅3, 책임준비금 폭탄 문제…중소형 생보사, 준비금 잉여액 급감

윤 동 기자공개 2016-05-09 06:30:00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에 대비해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제도의 단계별 강화에 나선다. 그동안 고금리 상품을 판매해 사세를 키운 대부분 보험사는 많으면 수십 조 원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더벨은 LAT제도 변경이 국내 보험회사의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4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단돈 50억 원에 팔린 한국 알리안츠생명은 본사 사옥의 장부가격만 1800억 원을 웃돈다. 알리안츠생명은 2012년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문제가 있었지만 회계장부상으로만 볼 때 50억 원에 팔릴 매물은 아니었다는 의아함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알리안츠그룹은 손절매를 단행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유럽지역에 '솔벤시II(SolvencyII)'라는 강화된 보험사 건전성 감독 기준이 시행되면서 알리안츠생명에 대규모 증자를 하는 것보다 매각하는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내 보험사의 대주주들도 이와 유사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솔벤시II와 유사한 방식으로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제도 변경을 서두르고 있다.

LAT제도가 변경되면 대부분 생명보험사의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건전성 감독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보험사도 양산될 수 있다. 개별 보험사마다 많게는 수십 조 원 규모의 자본금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손보사 전체로는 52조 5380억 원의 자본금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보험사가 연간 벌어들이는 순이익이 2조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대규모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는 셈이다.

◇대수술 시작된 LAT…'한국판 솔벤시2' 나온다

시장 환경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생존을 위한 중요한 잣대로 부각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13년 보험사가 보험금(책임준비금) 등을 적정하게 산출했는지를 상시 점검할 수 있도록 LAT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3년 동안 보험사 건전성 관리의 기준이 됐던 LAT제도는 최근 대수술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자산·부채 시가평가 기준에 대한 보험업계 공개협의안'을 발표하면서 LAT제도 변경 작업을 개시했다. 공개협의안에 따르면 금감원은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LAT제도 변경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나는 보험부채 시가평가금액을 추정해 원가평가 방식의 책임준비금보다 많을 경우 추가로 준비금을 쌓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원가평가 방식에서 나타나는 책임준비금 과소 적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허용됐던 보험부채 담보·유형별 책임준비금 부족액 상계처리를 금지한 것이다. 앞으로 보험사는 각 상품 유형별로 책임준비금 부족액을 보충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 보험부채평가 공개협의안 내용
*금융감독원 보험부채평가 공개협의안 내용

◇대형 생보사도 건전성 위험신호…LAT제도 변경 영향 분석 어떻게 했나

더벨은 두 가지 원칙이 시행될 경우 국내 보험사의 건전성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점검했다. 개별 보험사의 2013~2015 회계연도 LAT 책임준비금을 기준으로 두 원칙이 시행됐다고 가정하고 RBC비율 변화를 분석해봤다. 점검 대상 보험사는 생보사 24곳, 손보사 9곳이다.

점검 결과 대부분 생보사들이 LAT제도 변경으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 DGB 등 중소형 생보사는 현행 LAT제도 기준으로도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등 리스크에 취약한 상황이었다. LAT제도가 강화될 경우 대부분 자본금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생보사들도 제도 변경의 영향에서 안전하지 않았다. 대형 생보사들은 금리확정형 유배당 등 일부 상품 유형에서 책임준비금을 대규모로 보완하지 않으면, RBC비율이 단숨에 300%포인트 급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벨의 LAT제도 변경 영향 분석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난해 개별 보험사들이 진행했던 LAT 평가 내용을 그대로 사용했다. 추가로 분석한 부분은 주로 상품 유형별로 상계 처리를 하지 않았을 경우 책임준비금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 혹은 자본금이 얼마나 하락할지에 대해서였다. 또 부채시가평가가 도입돼 할인율이 대폭 하락하게 되면 각 회사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도 추측해봤다.

생보사 쪽 상품 유형별 기준은 자주 사용되는 기준인 △금리확정형 유배당 △금리확정형 무배당 △금리연동형 유배당 △금리연동형 무배당 △변액보험 △기타 등 6개 항목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손보사 쪽은 회사마다 항목이 크게 달라 통일하지 못하고 각 회사의 유형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개별 보험사의 LAT 책임준비금 및 할인율 세부 내용은 각 보험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의 내용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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