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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IPO 1년, 비밀주의 벽 허물었나

신민규 기자공개 2016-05-19 08:39:04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8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막바지에 왔다. 이번주 공모 청약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늦어도 7월에는 상장을 완료하게 된다. 발표부터 완료까지 1년이 걸린 셈이다.

1년 동안 호텔롯데가 '비밀주의'의 벽을 얼마나 허물어냈는지 묻고 싶다. 호텔롯데 내부에 있는 주관사단을 비롯해 한국거래소 및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느끼는 벽은 여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호텔롯데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 숱한 난관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면세점 특허권은 연장됐고 신규면세점 입찰을 통해 잃었던 월드타워 면세점도 되찾을 공산이 커졌다. 정책 리스크들은 하나둘씩 해소됐다. 그룹 경영권 분쟁 역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결과를 분기점으로 일단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그룹에 대해 외부에서 가지는 일부 비호감은 남아있다. 특히 IPO 단계에서 호텔롯데가 보여준 침묵은 비호감을 오히려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텔롯데는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단계부터 최종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철저하게 비밀주의로 일관했다. RFP 상에 실적 가이던스를 기대했던 것은 처음부터 오산이었다.

호텔롯데는 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를 승인받은 후 증권신고서 제출을 차일피일 미뤘다. 속내는 1분기 실적을 지켜보기 위해서였지만 내막을 밝히지 않았다. 심사승인을 내준 거래소마저도 구체적인 시기를 알지 못했다. 당시 주관사단까지 소통의 필요성을 호텔롯데에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호텔롯데는 처음 시장에서 언급된 20조 원의 밸류에이션을 고수하는 태도를 보였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잇단 경고음을 보냈지만 공모규모가 크면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논리로 버텼다.

최근까지 20조 원을 고수했던 호텔롯데가 고집을 꺾은 것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대략 15조 원 안팎에서 시가총액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시장의 싸늘한 반응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점은 남아있다. 아직 호텔롯데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기관투자가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처럼 상장 이후 주가를 관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게 들린다. 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은 기업 투명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호텔롯데 상장 카드를 꺼냈다. 지금까지의 상황만으로는 없던 투명성이 새로 생길 것 같지 않다. 호텔롯데가 공모청약에 나설 때 만큼은 열린 마음으로 투자자들에게 접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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