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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회원 예탁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Kevin Park의 골프산업 스토리]

박경호 교수공개 2016-06-07 18:38:02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장 회원권은 채권이다. 골프장 사업주에게 골프장 조성 비용의 일부를 빌려준 돈이고, 이자 대신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이를 회원예탁금이라고 부른다. 잠시 맡겨둔 돈이라는 뜻이다. 이게 대체 얼마나 될까? 2011년 17조4000억 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2015년 말 현재 15조8000억 원이 아직 남아있다.

회원제골프장 예탁금 규모 추이

그렇다면 모든 채권자들이 항상 고민하는 기본적인 질문을 하나 해 보자. 내 회원 예탁금은 과연 돌려받을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먼저 골프장사업자의 재무구조가 튼튼하면 돌려받을 확률이 높다. 자기자본 비율이 높든지, 현금성자산이 풍부하면 좋다. 최소한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고, 채권회수의 확률도 올라갈 것이다.

현실은 어떤가? 회원제골프장 18홀 당 평균자기자본은 50억 원으로 추정되는 반면 회원예탁금 규모는 600억 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이 1,200%다. 만약 이 골프장이 금융부채까지 있다면 부채비율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 될 것이다. 2014년 이후 회원제골프장의 평균영업이익률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불 준비성격의 유보금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명문이라 알려진 경기도의 한 골프장은 지금도 예탁금의 일부를 지불준비금으로 유보해두고, 반환 요청에 즉각 대응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골프장 사업자의 주주나 모기업이 튼튼하면 회원예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주주의 책임은 투자금에 한정된다. 지원은 해 줄 수 있을지언정, 예탁금을 돌려줄 책임은 없다. 그리고 그 어느 곳도, 주주나 모기업이 회원보호를 위하여 증자를 했다던지 지급보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골프장사업주가 골프장의 토지와 시설을 담보로 제공하면 어떨까? 회원들을 위하여 신탁을 걸어둔 골프장들도 일부 존재한다. 반대로 금융채권의 확보를 위하여 신탁을 걸어둔 골프장들도 존재한다. 이 경우 골프장시설자산을 통한 채권회수과정에서 금융채권이 우선이다. 회원예탁금의 회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동양레저는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의 골프장시설을 동양생명에 매각했고, 그 시설을 다시 임대해 골프장사업을 진행했다. 회원예탁금으로 골프장시설을 조성한 후, 그 시설은 다시 팔아버린 것이다. 심지어 그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미필적 고의'를 의심해 볼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조금은 당황스럽고 슬픈 현실도 있다. 회원제 골프장이 경영개선을 위하여 대중제전환을 추진하였다. 선의의 채무자가 예탁금반환자금도 충분히 준비했다. 그런데 대중제전환을 위해서는 회원 100%의 동의가 필요하다. 10명 미만의 소수회원들의 반대로, 나머지 99% 회원들이 예탁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 실제로 대중제로 전환한 사례를 살펴봐도, 거의 모든 골프장들이 끝까지 버티는 소수의 회원들에는 상당한 수준의 추가적 혜택을 주어야만 했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예탁금 반환의 마지막 적은 채권자들 내부에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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