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자구안 수립 '공전', 극약처방 나오나 법정관리 검토, 실현 가능성은 낮아…다음주 자구안 확정될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6-06-07 08:22:12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3일 1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가뭄으로 올해보다 내년과 내후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대우조선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대우조선이 STX조선해양과 같이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야 할 상황에 몰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수주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구안에 극약처방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삼정KPMG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안정성 평가) 결과가 나온 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자구안 수립에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올해까지는 견딜 수 있지만 수주 가뭄으로 내년과 내후년이 더 어렵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며 "대우조선, 산업은행, 삼정KPMG 등이 모여 자구안을 수립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법정관리 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의 법정관리 카드는 수주 가뭄이 내년 말까지 지속된다는 점을 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2017~2019년 사이에 약 140척을 수주할 것으로 지난해 예측했다. 하지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산업은행과 삼정KPMG는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본 것이다.
대우조선 수주는 △2012년 142억 7000만 달러 △2013년 136억 1000만 달러 △2014년 149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44억 7000만 달러로 수주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대우조선 수주는 1억 3000만 달러에 그쳤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지난 1일 경영회의에서 "수주 감소로 인해 앞으로 매출이 5조 원대로 줄어들 수 있고, 자구 노력이 실패하면 바로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이 법정관리 카드를 실제로 꺼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채권단 안팎의 관측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구안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지만 회사 규모나 선수금환급보증(RG)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우조선 법정관리 카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검토해 볼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STX조선과 달리 극약처방까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과 산업은행 간 수주 전망치에 대한 이견이 큰 것도 자구안 수립이 늦어지는 이유다. 신규 수주 목표와 같이 어떤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하느냐에 따라 자구안의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우조선은 당초 110억 달러(49척)로 잡았던 올해 신규 목표를 60억 달러(20척) 수준으로 하향조정 했지만 산업은행은 수정 목표마저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스트레스 테스트의 전제 조건인 수주 전망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자구안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은행조차 동의하지 못하는 수주 전망치를 시장에서 이해해 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우조선이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자구계획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자구안 확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지난해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가능한 자구안을 대부분 꺼냈다"며 "수주 전망치가 낮아질수록 대우조선은 더 많은 추가 자구안을 내놔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은 다음주께 자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과잉설비와 적자 해소 차원에서 자사가 보유한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 5개 중 2개를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300여 명의 인력도 추가로 감축해 전체 인원을 1만 명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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