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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의 고민, 복합금융점포 시너지 '기대 이하' 더블카운팅 범위 한정적…은행 지점 비협조

이상균 기자공개 2016-06-20 13:31:18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6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야심차게 만든 복합금융점포가 좀처럼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에서는 양사 간 협업을 위해 수익 부문에 대해 더블 카운팅(double countung) 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장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것에 대해 NH농협은행 지점장들이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NH 더블카운팅 범위는 좁은 편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함께 입주해 있는 복합금융점포인 NH금융PLUS 센터는 총 6개다. 서울 여의도, 광화문, 삼성동, 경기도 분당, 부산, 충남 천안 등이다. 연내 세종특별시와 전남 순천, 경남 창원, 경기 안양 등 4곳이 추가되면 총 10곳이 된다.

다른 복합금융점포와 달리 지방과 중소도시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복합금융점포 설립에 꽤나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최초의 복합금융점포를 만든 곳도 NH(NH금융PLUS 광화문금융센터)였다.

은행과 증권사 지점 간 원활한 협업을 위해 제도 정비도 마쳤다. 복합금융점포 내에서 자산 이동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수익이 발생할 경우 더블 카운팅을 적용해준다. 자산이 아닌 수익에만 적용되며 적용 기간은 5년이다.

일례로 NH농협은행의 고객이 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중위험 중수익 금융상품 투자를 원해 NH투자증권에 소개를 해줬다. NH투자증권의 추천을 받은 고객은 금융상품에 100억 원을 투자했고 이 과정에서 판매 보수 2억 원이 발생했다.

이런 경우 실제 수익은 NH투자증권에서만 발생했지만 고객을 주선해준 NH농협은행에도 수익 2억 원을 인정해 준다. 실제 회계 상으로 잡히지 않는 이익이지만 지점 평가 시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더블 카운팅은 범위가 다소 좁은 편이다. 신한의 경우 수익뿐만 아니라 이동 자산에 대해서도 더블 카운팅을 적용해준다. 적용 기간도 무제한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NH의 더블 카운팅 목적은 같은 계열사인 은행의 자산을 증권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다"며 "다른 은행 혹은 증권사의 고객을 유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내려갈수록 은행-증권사 협업 어려워

지점 관계자들의 반응은 다르다. 예상만큼 은행과 증권사간 시너지가 나오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NH농협은행보다는 NH투자증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많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더블 카운팅 등 제도가 있고 없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NH투자증권에 비해 NH농협은행의 지점장들이 자산 이동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방과 중소도시 중심으로 지점이 위치해 있어 WM사업 경험이 적고 증권사와의 협업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과거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간 협업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증권과 은행 간 WM사업부의 위상에도 차이가 크다. NH투자증권의 경우 8개 본부와 1개 연구소를 거느리고 있다. WM사업부 소속 인력만 1700명이 넘는다. 이중에는 복합금융점포만을 관리하는 금융PLUS본부(김대영 상무)가 별도로 존재한다.

반면 NH농협은행 WM사업단은 인원이 40명에 불과하다. 복합금융점포를 포함한 모든 지점 관리는 WM사업단이 아닌 종합기획부에서 맡고 있다. 복합금융점포 내 전략과 배치 등 중요 사항은 NH농협금융지주의 시너지추진부에서 담당한다.

NH의 복합금융점포에도 온도차가 존재한다. 서울에 위치한 3곳(여의도, 광화문, 삼성동)은 증권사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은행과 증권사간 협업이 순조롭다는 평을 받는다. NH투자증권에 방문한 기업고객을 NH농협은행에 알선해 대출로 연결시킨 사례도 상당하다. 반면 경기도 분당과 부산, 충남 천안 등은 점포 내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곳이다. 은행과 증권사 간 협업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방의 복합금융점포는 사실상 은행 지점에 증권사가 끼어들어가 있는 형태"라며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은행 지점장들이 WM사업에 대한 의지가 약해 복합금융점포가 과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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